행정학 분야의 오랜 전통을 가진 주제인 관료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메리 맥카시(Mary McCarthy)에 따르면, "관료제, 즉 무인(無人) 지배는 현대적인 형태의 전제(despotism)이다." 일반적으로 전제는 가시적인 독재자에 의한 통치를 말한다. 관료제는 전제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지배가아니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전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오노레 드발자크(Honore de Balzac)에 따르면, "관료제는 난쟁이들에 의해 작동되는 거대한기계이다." 난쟁이가 상징하는 것은 넓고 멀리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눈앞의 일만을 열심히 하는 데 몰두한다. 그렇게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가바로 관료제라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시인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에 따르면, "관료제는 팽창하는 관료제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팽창한다." 실제로 관료제는 꾸준하게 팽창한다. 사람들은 서비스의 향상을 팽창의명분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인력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관료제 자체의 관성때문에 팽창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피터의 법칙(the Peter Principle)으로 유명한캐나다의 교육학자인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에 따르면, "관료제는 유지하려는 현상태가 이미 한물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상태의 유지를 옹호한다." 이는 관료제가 변화를 싫어하고 심지어는 그것에 저항하는 속성을 갖고 있음을 지적한다. 무인지배, 거대한 기계, 자기팽창, 그리고 현상유지는 관료제의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고 하겠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이론가이며 정치철학자인 토마스 소웰(Thorras Sowell)에 따르면, "관료에게는 절차가 가장 중요하고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깨닫게 될 때 비로소 관료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관료제가 행동의 결과보다는 규칙과 절차를 더 중요하게 여김으로서 목표와 수단의 우선순위가 전도되어있음을 지적한다.
체코 출신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에 따르면 "관료제에서는 일하는 데는 시간을 점점 더 적게 들이고 보고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을들이기 때문에 문서작업이 증가한다." 이는 관료제에서는 실질적인 업무수행보다는부수적이어야 할 문서작업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에 따르면, "공공기록물이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한심한 경우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는 관료제에서 생산하는 기록물들이 객관적인 진실을 담고 있지 않다는 불신을 표현한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 (John S. Mill)에 따르면, "관료제를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고가는 병은 루틴(routine)이다." 루틴은 일반적으로 절차에 규정된 판에 박힌 일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밀의 말은 변화도 창의성도 요구하지 않는 절차가 결국은 관료제의 본질적인 특성이면서 동시에 관료제를 죽음으로 몰고간다는 역설적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다. 절차, 문서, 보고, 기록, 루틴은 관료제가 작동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핵심 용어들이라고 하겠다.
관료제라는 용어는 18세기에 프랑스에서 등장하였다. 당시 프랑스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토대로 제조업과 외국무역을 통해서 부국강병을 도모하는 중상주의(mercantilism)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었다. 중상주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농업부문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 귀족과 지주에 의한 농민에 대한 착취는 극에 달했으며, 정부는 농민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였다. 농산품 시장은 공산품 시장에 비해 매우 위축되었다. 이러한 중상주의 정책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것이 중농주의(physiocracy)‘이다. 중농주의자들은 정부가 자연적인 경제법칙의 작용에 간섭해서는 안 되며, 토지가 부의 원천이라고 주장하였다. 일반적으로 중농주의는 학문적으로 최초의 경제학파로 간주되고 있다. 중농주의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physiocratie는 고대 그리스어의 자연을 뜻하는 physike와 지배를 뜻하는 kratia가 결합된 말로서 ‘자연의 지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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