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행 부동산임대차법제도는 "매매는 임대차를 깨뜨린다."는 로마법의 기본법리와 "매매는 임대차를 깨뜨리지 않는다"는 게르만법의 기본법리에 의하여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각각 다른 두 개의 부동산임대차의 법리는 어떠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으로 생성·발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가를 먼저 고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법리가 한국 부동산임대차법의 성문화 과정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고, 오늘날에 있어서도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법 제621조 2항은 「부동산임대차를 등기한 때에는 그때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하여 채권의 예외규정으로 매매는 임대차를 깨뜨리지 않는다. (Kauf bricht nicht Miete! 는 법리를 채택하였다. 즉, 부동산임대차를 등기한 때라는요건이 구비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매대는 임대차를 깨뜨리지 않는다는 법리를 원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민법은 임대차의 등기제도‘를 도입하고 예외적으로 임차권의 대항력을 인정한 법률제도는 독일민법이나 프랑스민법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위 1. 1, 에서 간략하게 살펴본 독일의 경우에 임대차는 관행으로 형성된 Jus ad rem(物에 대한 권리)에 기하여 Gewere라는 표상을 갖추면 바로 본권이 되어 제삼자에 대한 대항력이 인정되었다. 이러한 연원에 기하여 BGB의 입법 이전부터 현행 민법 (6566Abs.1)에 이르기까지 매매는 임대차를 깨뜨리지 않는다(Kauf bricht nicht Miete)」는 임대차의 기본법리가 형성 확립이 되어, 독일인들은 임대건물의 인도(Uberlassung)에의하여 신소유자 기타 제삼자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또한 1804년 3월 제정된 프랑스민법상의 부동산임대차도 "매매는 임대차를 깨뜨리지 않는다"는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
대륙법계에 속하는 독일의 입법례는 프랑스의 입법례와 마찬가지로 토지와 건물의 일체원칙을 전제로 한 토지이용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토지와 건물의 이원제도를 전제로 하는 한국의 토지임대차제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독일의 입법례는 한국의 토지임대차제도를 살펴보는 데는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간략하게 살펴보는 데 그치겠다. 그러나 일본의 입법례는 한국의법제가 취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의 이원제원칙 그리고 이에 따르는 토지임대차, 건물임대차제도와 같은 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법제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본 절에서 토지·건물의 이원제도를 취하고 있는 한국민법상의 토지임대차법에 앞서 일찍이 제정 · 시행된 일본민법상의 토지 · 건물의 이원제도와 토지임대차법의 입법례를 비교적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그 이유는 한국의 민법상 토지임대차법에 관한 입법과정에서의 여러 의문점 그리고 현행법규의 해석방향을 전망하여 보는 데 매우 유익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토지·건물의 일체원칙을 채택한 BGB가 시행된 이후 타인소유의 토지상에 건축을 촉진하기 위하여 토지·건물의 일체원칙의 예외를 인정하는 지상권(Erbbaurese)제도가 1919년「地上權」 (Verondnung über das Erbbaurecht 1919.1.15.)에 의하여 마련되었다. 동령의 시행과 동시에 민법상 지상권에 관한 BGB 1012-1017의 효력은상실되어 삭제되었다. 「지상권령에 의한 지상권」(이하 지상권」이라 약칭)은 지상권의 존속기간 중 건물은 토지소유권의 내용으로부터 분리 독립하여 토지소유권이 아닌 지상권의 본질적구성부분이 된다§ 12 Abs.1 "Das auf Grund des Erbbaurechts errichtete Bauwerk gilt alswesentlicher Bestandteil des Erbbaurechts."). 따라서 건물은 지상권의 법률구성의 핵심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지상권이 소멸하면 건물은 토지소유권의 내용에 자동적으로 복귀하여 토지의 본질적 구성부분이 된다. 이와 반대로 건물의 멸실로 인하여지상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상권자는 새로운 건물을 건축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건물이 멸실되면 지상권은 소멸한다는 합의는 유효하다. 이상과 같은 지상권은 한국민법상의 지상권과 유사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타인 소유의 토지 또는 지하에 건물을 보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정되는 물권적 권리로 구성되어 있으나 여러 분야에 채권과 유사한 성질이 부여되고 있다. 즉지상권의 내용에 관하여 계약자유원칙의 여지를 두고, 당사자간의 자유로운 합의를중시하여 광범위한 법적 관계가 형성될 여지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민법은 지상권의 일정한 존속기간(280-281조)이나 부동산임대차의 일정한존속기간(635-636조)을 규정하여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하여 있다. 그러나 독일의 지상권령은 지상권의 일정한 존속기간에 관하여 법적 규정을 두지 않고 당사자간의 계약 (Erbbaurechtsvertrag)에 의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다. 즉 지상권령은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없는 경우의 지상권존속기간 또는 계약으로 정할 수 있는지상권의 약정최단존속기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그 반대로 지상권의약정 최장존속기간에 관한 규정도 두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통상적으로 지상권의 존속기간은 지상권설정계약에 의하여 30-100년의 기간을 약정하지만, 99년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지상권자의 종신 때까지의 기간으로 지상권을설정할 수도 있다(영구적 지상권). 다만 지상권자는 지상권을 포기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한국민법상 부동산법제도는 토지와 건물을 각각 독립된 부동산으로 하는 이원제를 채택하고 있다(99조). 이에 따라서 부동산임대차법도 토지임대차와 건물임대차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히 건물임대차에 대해서는 민법에 대한 특례법으로 주거용건물임대차법과 영업용건물임대차법으로 분류하는 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제도는 오래전부터 토지와 건물을 하나의 부동산으로 인식하고거래하는 관행이 형성되었으며,이러한 관행은 독일민법의 부동산제도와 매우 유사한 구조로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현행 민법은 이러한 관습과는 달리 토지와 건물을 각각 독립된 부동산으로 하는 이원제를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이러한 의문점이 해소되어야 토지와 건물의 이원제에 따라 분류되는 토지임대차는 어떠한 구조 또는 어떻게 구성되었는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토지임대차와 그 토지상의 건물의 보전이라는 양 관계를 둘러싼 다양한 민사분쟁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아 볼 수 있다. 이에 토지임대차와 토지상의 건물과의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밝히는 데는 다양한 방법, 즉 오랜 사회생활 속에서 형성되어 온 부동산거래의 관행인 우리 고유의 관습법에 기초하여, 오늘날 이러한 관행은 우리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어떻게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민사분쟁이 야기되었을 때 이에 대하여 민법상 어떠한 법규가 어떻게해석되고 적용되어 왔는가를 먼저 밝혀야 할 것이다. 그 결과가 당사자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면, 관련된 법규의 다양한 해석방법을 통하여, 최종적으로는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부동산등기법 제23조 1항은 「등기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한다고 하여 등기공동신청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임차인은 임대인의 협력 없이 단독으로 임차권의 등기를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은 당시의 민법의 기초 · 입법자들도 주지하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1955년 국회 법사위의 민법안심의과정에서 상정된 ‘민법안초안 제10조 1항은「부동산임대차는 당사자간의 반대약정이 없으면 임대인에 대하여 그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원칙적으로 임차인의 임대차등기청구권을 인정하면서 임대인과 공동으로 등기신청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있다. 이어서 동조 2항은 「부동산임대차를 등기한 때로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하여, 임차권의 대항력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입안자는 동 초안의입법취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매우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즉 초안 제610조 1항은 「현행법 제605조 제2항 (605조는 1항과 2항은 없는 단독조합으로 「부동산의 임대차는 이를 듬기한 때에는 그 후 그 부동산에 대하여 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해서도 그 효력을발생한다는 조항임 - 필자 주)과 동일취지이나, 초안 1항(2항을 1함으로 오기-필자 주은신설한 조항이다」라고 하여 초안 제10조 2항은 구민법 제605조와 동일한 취지의 규정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초안 동조 1항은 임대차의 등기절차에 관하여 당시의 명치민법전이나 현행 일본민법전에는 없는 규정을 초안에 신설한 조항이라고언급하고 있다. 동 초안 제610조 1항, 2항은 심의과정에서 수정 없이 민법안으로 가결되어 181) 현행 민법 제621조 1항, 2항으로 입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 1945년 8월 광복 후에도 현행 민법이 시행 (1960.1.1.) 되기까지 일본민법이적용되었던 이른바「민법」에도 없었던 현행 민법 제621조 1항을 신설한 이유는무엇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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