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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 세상을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
맥스 커틀러.케빈 콘리 지음, 박중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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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프라이즈나 넷플릭스 다큐시리즈, 유투브 공포채널에서 각 컬트 집단의 잔학성이나 에피소드를 다루는 방식은 익숙하다. 하지만 <컬트>의 관점은 조금 더 앞서 나간다. 단순한 현상 나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성장배경에서부터 시행착오, 주요 추종자들과의 만남, 마침내 이루게된 광기의 역사를 사회적, 종교적 차원에서 분석-전달해준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관점때문에 악에도 개성이 있으며 그들이 능숙한 악마로 탄생하는 동안 시행과 착오를 거쳐왔다는 것이 묘하게 그들을 인간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너무 잔인해서 각자의 악행들을 다 나열하지는 못하겠지만 ㅜㅜ 각 교주들의 디테일은 달라도 그들의 추접스럽고 대단한 악행 중 어떤 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게 팩트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들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매혹시키는 재능을 타고 났고, 그들을 숭배하는 지지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지지자들에겐 언제나 결핍이 있었다.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안, 성숙하지 못한 정신 상태, 열정을 분출할 곳이 필요한 사회적 분위기, 균형적인 사고를 할 수 없을 만큼 아픔 등. 악마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야생동물처럼 본능적으로 그 곳을 공략해서 자신만의 성채를 만들었다. 스스로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라 믿었고 그것을 믿을 수 있게 했다.



사실 자연에서 동물은 배가 고플 때 타종족을 사냥한다. 동족을 살해한다면 그것은 생존경쟁에서 밀려난 결과로서 발생하지 의도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의도적 살해라면 무리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경우에 일어난다.


그런데 인간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실제 위협이 없더라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이들의 결핍을 이용해 정신을 조종하고,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세뇌하며, 그를 위해 타인의 희생을 정당화 시키고, 같은 육신을 같인 인간을 잔인하게 죽인다. 실제 배고픔이 아니라 정신적 허기(결핍)가 타인을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고, 실제 위협이 없더라도 정신적 위기감(소속감의 부재, 자신감 결여, 수치심과 분노)이 세상을 잔혹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컬트>에서 나열된 이 사람들은 대체로 어린시절부터 싸이코 패스 성향이 짙은 사람들이었지만 그래도 적절한 교육과 감시, 계도가 있었다면 그들의 삶을 달라졌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렇게 태어난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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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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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퍼즐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맞춰가는 프로의 무브를 보는 느낌이었다.

서사의 시간은 크게 알래스카 샌더스 살인사건이 벌어진 99년 4월과 현재의 시점이라 할 수 있는 2010년을 오간다. 처음엔 알래스카 샌더스 살인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소설가 마커스가 왜 이 이야기의 화자가 되었을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대체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려고 그러나 걱정이 될 찰나, 그의 친구이자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당시 담당 경찰관이었던 페리가 등장하고, 그 두 사람의 연결고리이자 이제는 없는 '해리'라는 인물에 대한 마커스의 감정을 따라가며 전혀 다른 모양의 두 남자의 인생이 각자의 인생에서 갖고 있던 어떤 상실과 죄책감, 의문들로 하나로 겹쳐지기 시작했다. 장면 구성이 굉장히 영상적이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나온다면 재밌겠다 생각하면서 읽기도 했지만 사실 이런 쾌감은 오직 활자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성스런 쾌감이다.

서평단으로 가제본을 먼저 받아 읽어본거라 아직 결말까지 알 수 없지만 오해와 거리감을 극복하고 이제 두 사람 앞에 다시 나타날 사건의 새로운 국면이 기대된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던 인생의 질문들이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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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3
로버트 맥키 지음, 이승민 옮김 / 민음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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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체로 한 편의 영화같고 연극 같은 책. 보통의 작법서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읽지만 맥키의 작법서는 세상을 이해하는 자기계발서와 같습니다. <캐릭터>를 읽는 순간 캐릭터는 작품의 뚫고 나와 인간사와 내 주변 인물들의 본질을 보게 만드는 깊은 통찰력을 전달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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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것들
앨러스데어 그레이 지음, 이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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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거리 


다리 밑에서 투신한 만삭의 임산부의 시체를 얻게 된 고독한 괴짜 의사 벡스터는 그녀를 되살려 '벨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세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벡스터와의 인연으로 우여곡절 끝에 그녀의 남편이 된 아치볼드는 그녀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엄청난 일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고, 버려질 뻔 했던 그 책은 수십년이 지나 한 역사박물관 기록관에 의해 발견 된다. 


# 기이한 발상과 어마어마한 지식 


 1934년에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2019년 타계할 때까지 다양한 예술창작적 재능을 보였던 작가 엘러스데이 그레이의 <가여운 것들>에는 그 시대의 역사, 문화, 정치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상상과 버무러져있어 완벽한 팩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성중심 세상에서 여성의 존재에 대한 주목


 기이한 발상이 전부라면 작품의 흥미는 한 챕터가 끝나기 전에 시시해져버리곤 하죠. <가여운 것들>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나 <지킬앤하이드>를 떠오르게 만드는 의학판타지의 모티브가 분명있다. 그러나 여러 장면과 대사를 읽다보면 이 작품은 순종적이고, 종속적이며 의존적이었던 한 여자가 독립된 한명의 여성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준다. 


#'끝'나고 난 뒤 시작되는 반전 

솔직히 책이 길고 인물들이 똑똑하다보니 방대한 토론배틀에 지치기도 한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야만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진실에 (어쩌면 유일한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란티모스의 영화로 재탄생될 <가여운 것들>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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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보다 Vol. 1 얼음 SF 보다 1
곽재식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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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양한 얼음의 세상이라니. 빙하기, 죽기 직전의 찰나의 시간, 냉동인간 등 각 작가의 시선으로 본 다양한 얼음의 순간이 담겨있다. 스타일은 다 다르지만 세상이 차가울수록 따뜻함은 더 소중하다는 가치는 동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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