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진실은 유물에 있다 [샘터]

진실은 유물에 있다 - 고고학자, 시공을 넘어 인연을 발굴하는 사람들 ㅣ 아우름 27
강인욱 지음 / 샘터사 / 2017년 12월

내가 알고 있는 고고학자는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 전부일 뿐이며 그리 가끔 언론 매체를 통해 땅에 석회가루로 표시를 해둔 발굴현장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아는 바도 없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다. 아마 거의 대부분 나와 같으리라 여겨진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일반 대중들에게 고고학에 대한 관심과 생각을 부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 출간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고학이 뭘까요?

고고학이란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유물을 통해 밝히는 학문'이라고 하네요.

언뜻 들으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한데, 저자의 생각처럼 관심과 생각을 부를 수 있는지 들여다 봅니다.

저자는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 북방 지역의 고고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어 매년 러시아, 몽골, 중국 등을 다니며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며, 자신의 유학시절 이야기와 최근 5년간의 고고학과 관련된 일상을 담아내었다고 합니다.

지역이 지역이니 만큼 견디기 어려운 날씨 이야기가 많네요.

발굴작업 만큼이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나무를 패는 일도 힘들고, 생필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현지인을 도와주고 식량을 얻어가면서 발굴작업을 이어갔다고 하네요. 최근에도 이런데 아주 옛날 이곳에 살던 유목민들의 삶은 더더욱 힘들었으리라 여겨집니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가족끼리 뭉쳐야 하기에 그들의 정 또한 남다르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세상을 떠난 가족을 그리워 하는 마음 또한 더욱 그러하리라 여겨지네요. 남은 가족들이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마음을 담아 넣어준 선물이 지금 고고학자들에게 그 당시의 세상을 알아보는 선물이 되었네요.

이렇게 그들의 남긴 선물을 통해 하나하나 들여다 봅니다.

이를 뽑는 상황이 담긴 황금단지를 보면서 온 세상을 자기것인양 호령하던 초원의 왕이 치통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이렇게라도 하여 그 고통을 잊으려 했을까라는 상상도 해보고, 엄지 보다 작은 칼자루 끝에 있는 아주 작은 장식에는 눈덮힌 광활한 초원에서 말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스키 전사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용맹함을 느낄 수 있네요. 하지만 발굴이 역사가 이처럼 순수함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일본이 만주 침략을 합리화하기 위해 발굴을 조작하여 발해가 원래는 일본땅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일본의 구석기 유물을 조작하여 개인적 영욕에 빠진 경우도 있네요.

'진실은 유물에 있다'라는 이 책의 제목이 새삼 느껴집니다.

이처럼 고고학자로써 유물을 발굴하며 겪은 일상의 일이나 유물을 통해 본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보기도 하고 잘못된 욕심으로으 인해 유물을 다른 마음으로 이용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물의 전하는 선물을 제대로 풀어봐야겠다는 마음도 생기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관심과 생각이라는 충분한 목적은 이루었으리아 여겨집니다. 유물과 관련된 이야기도 역사이야기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는 걸 알게되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