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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 김희숙.정보라 옮김 / 생각의길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제목에 '세계사'라는 문구가 있으니 세계사에 대한 내용을 담았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무지와 편견'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책을 들여다 보기 전에는 세계사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리고 한편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사를 담았기에 '무지와 편견'이라는 문구를 제목으로 정하였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관용과 광기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라는 표지글을 보면서 혼란에 빠졌다. '관용과 광기' 그리고 '무지와 편견' 이 단어들을 표지에 그리고 제목에 담은 의미가 궁금해진다.
세계사이기에 인류의 기원이나 역사의 한 시점으로부터 내용이 시작되리라 여겼는데, 뜻밖에도 동화같은 이야기로 시작된다.
옛날 옛적 '무지'라는 골짜기에 살았던 인류의 이야기다.
이 곳에 살았던 인류는 조상 대대로 수천년에 걸쳐 노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모호한 지혜를 바탕으로 이 무지의 골짜기에서 평화롤게 살고 있었다. 그런던 어느날 한 사나이가 나타나 무지의 골짜기 너머에 더 풍요로운 곳이 있다며 자신이 그곳으로 인도하겠다고 하였으나, 노인들은 그를 이단이라 칭하며 죽이고 만다. 그 후 여러해가 지나자 이 무지의 골짜기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몸으로 인해 마을이 황폐해지자 절망과 공포로 용기를 얻은 사람들은 노인들에게 대항하기 시작했고 결국 예전 그 사나이가 나타났던 길을 찾아 여정을 떠나게 되고 그들은 결국 사나이가 말한 풍요의 땅에 도착을 하게되고 그의 이름을 세긴 작은 돌 하나를 세우는 걸로 이야기를 바친다.
그리고 '태초에는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언젠가는 더 이상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는 저자의 글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은 그 옛날 무지의 골짜기에 살았던 인류의 무지와 광기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지만, 이런 저자의 염원과는 다르게 일어났던 인류의 무지와 광기에 대한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정말 더 이상 일어나질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이 무지와 광기의 세계사에 대한 시작은 527년 동로마제국의 통치자인 유스티니아누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황제는 어릴적 받은 '학교 교육'에 환멸을 느껴서인지 자신이 황제가 되자 명령을 내려 철학자를 핍박하고 이집트 신전을 폐쇄해 버리게 되는데, 이런 자신의 무지로 인해 인류의 유산이 사라져 버리게 된 것이다. 그가 조금만 덜 무지하고 광기를 부리지 않고 관용을 행했다면 인류가 이룩한 많은 업적에 성취감을 느꼈을텐데, 조금만 관용을 베풀었다면...
이런 아쉬움으로 저자는 인류가 겪은 역사의 장면들을 관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관용이 가진 의미는 '다른 사람에게 행위나 판단의 자유를 허락하는 것. 자신의 견해나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 경로에 대한 반대를 편견없이 끈기있게 안내하는 것.'이라 정의되는데, 이런 관점으로 그리스인들을 바라보고, 카톨릭과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한 인물의 삶을 관용의 관점에서 바라본 내용을 담기도 한다.
색다른 역사 이야기다.
관용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에 대한 이야기.
저자의 말처럼 '태초에는 이런 일이 일어났지만, 언젠가는 더 이상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