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 - 떠남과 휴休, 그리고 나의 시간
장 루이 시아니 지음, 양영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휴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그 동안의 휴가는 규칙적인 회사생활에서 벋어나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의미 정도로만 생각했다. 사실은 이런 정도의 의미까지도 도달한적은 없다. 회사생활로 인해 잠시 미뤄둔 개인사를 정리하고 마치 매년 해야 될 연례행사처럼 의무적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다. 때로는 회사를 다닐때보다 더 바쁜 일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매년 휴가 아닌 휴가를 치르고 있다.

가끔 외국 여행지의 영상을 볼 때면 해변에서나 숙소의 테라스에서 책을 보고 있는 휴가자들의 영상을 볼 때가 있는데, 참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휴가지에서 책을 보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 그들과 나 사이에 휴가의 의미에 대한 생각이나 문화의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왜 휴가의 의미에 대해 이런 고민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

휴가지에서 철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저자의 고민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철학하기와 수영하기, 낮잠자기, 노닥거리기 등 이 모든 것들이 서로 공존하고 있으며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뿐이다. 그러기에 휴가지에서 철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휴가지에서 읽을만한 철학관련 책들이나 문장들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일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철학이라는 본래의 의미에 맞게(한마디로 철학을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주변을 둘러싼 일상의 화두거리에 대해 사유와 앎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철학을 한다는 것에 대해 저자는 화두에 대해 [이론적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불행의 가능성을 예견하며, 거림감을 유지하고 친구를 유지하는 등의 개별적 사유 활동]이라고 말하며, 그 활동 목록들이 쌓이면서 우리의 '삶 전체'를 조직화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이 의미에 대해서는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아마 스스로 깨우치는 사유의 시간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저자도 이 책에 자신의 이루어 낸 '삶 전체의 조직화'의 결과물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 자신들의 삶에 대해 사유할 트래이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사색의 주제들을 던지는 것이다.


떠난다, 도착한다, 놀란다, 기뻐한다, 소통한다, 사랑한다 ... 저자가 던지 사색의 주제거리다.

평소 일상에서 전혀 생각하지 않은 주제들이다.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인간의 삶이 뭔지, 죽음이 뭔지, 행복이 뭔지 등 좀 더 고차원적인 것들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라 여겼는데, 저자가 던지 화두들은 그저 일상 언어들 뿐이다. 이것들을 통해 내가 사유할 것이 있을지 의문이다.


떠난다. 떠남이라는 단어에서 출발점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전환을 의미하기도 하고 때론 출발이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유의 한 단락이 여행이라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데, 이 여행과 철학에 대해 사유하면서 철학의 의미가 앞으로 나아감을 담고 있기에 여행 또한 철학하기의 좋은 방법이라고 하며 출발하자고 한다. 지금의 자리에서 떠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 화두에 대해 사유하면서 다양한 의미로 확장하고 사색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길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가 던지 24편의 화두거리를 통해 철학하기의 방법을 익힌다면 휴가지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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