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 - 펜 끝에서 살아난 우리 건축 천년의 아름다움
김영택 글.그림 / 책만드는집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책의 내용으로 봐서는 2004년쯤일 것 같다.)

TV를 보다가 한국의 문화유산을 펜화로 그린 작품을 소개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TV 화면으로 몇 안되는 작품을 보여주는데, 놀라울 따름이었다.

처음엔 흑백 사진이려니 여겼는데, 자세히 보여주는 장면에서 선 하나하나를 펜으로 그려낸 펜화 작품이었던 것이다.

당시 몇 분 안되는 짧은 소개만으로 끝나서 아쉬움만 남긴채 세월이 흘렀는데...

오! 그 책이 나한테 있다니 너무 놀라운 일이다.

책을 받자마자 이 책에 소개된 96점의 작품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았다.

김영택 화백님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한장한장 힘들게 써내려간 글들보다 한점한점의 펜화를 감상하느라 펜화의 주인공인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글들은 뒷전으로 물러앉고 말았네요.


펜화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평면의 종이위에 선들만으로 그려져 있는데, 멀고 가까움이 느껴지고, 질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나무잎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는 바람까지도 느껴지는 것 같네요.

그런데 눈을 부라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저 선들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조금 떨어져 보면 이런 것들이 느껴지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한점한점 놀라운 마음으로 들여다 본 작품들입니다.


늦게나마 화백님의 글들을 읽어봅니다.

저자는 디자이너로써의 삶에서 펜화가로의 전환을 결심하면서 외국의 펜화와는 다른길을 찾겠다는 의지로, 한국의 문화재를 소재 삼아 틈나는데로 건축문화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풍파를 거치게 되면서 펜화가로써의 길로 정착을 하게되네요.

펜화에 담길 문화제를 찾아가는 길이 보이네요. 문화제에 담긴 역사적 의미도 소개하고 자신이 그려낼 펜화에 담길 이미지도 소개하고, 펜화로 그려내고 싶은 이미지나, 펜화를 그리면서 어려웠던 점들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네요. 특히 소나무를 그려내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왠만한 건축 문화제들 주변에 소나무가 없는 곳이 없었을텐데,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의 결과가 그림에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행복한 순간들이었고, 그 행복이 내 손에 있다는 것도 너무 좋네요.

다만 책 제본이 무선제본 형태로 되어 있어 일부 펜화의 경우에는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네요. 책 단가가 조금 올라가겠지만 PUR 제본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그리고 각각의 펜화들마다 작품연도도 있었으면 하네요. 각각의 작품들을 보다보니 저자의 펜화 실력이 차이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년도를 알 수 있다면 저자의 펜화 실력이 어떻게 변천해가는지도 알 수 있는 재미가 있을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한 작품씩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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