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김영사]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사랑스러운 벤 가족의 웃기고도 눈물 나는 자동차 영국 일주
벤 해치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가족여행이라.

길지 않은 가족여행 떠날 때가 있는데, 떠나기 전에는 약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는데, 막상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상황이 되면 그 과정에서 부부끼리나 아이들 사이에서나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준비하는 짐 때문일 때도 있고, 여행 경로에 대한 문제, 비용 문제 등 한번도 조용히 떠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무려 5개월 가량의 여행이라니 물른 가족여행을 위한 가이드북 제작을 의뢰받은 일이라 비용문제 만큼은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는 하지만, 네 살난 딸과 두살이된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만만한 여행은 아니라는 걸 직감하리라 여겨집니다. 다만 이들 부부의 직업이 기자라 다른 이들과는 좀 쉽게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지금 나의 상황이라면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라도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이렇게 해서 이들 부부는 가족여행에 적합한 영국의 명소들을 찾아다니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들 부부도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게 시작부터 소소한 다툼이 일어나네요.

어떤 짐을 가져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제대로 챙겼는지, 빠트린게 없는지...주변에서는 이번 여행으로 이들 부부의 사이가 나빠질꺼라며 만류를 하였지만, 이들은 근사한 여행이 될거라며 기쁜 마음으로 출발을 합니다.

영국에서 가족 친화적 명소를 안내하는 가이드북을 만들기 위한 여행이라는 서두의 이야기에 이들이 다녀온 명소와 관련된 내용이나 여행과정을 소개하는 책일꺼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사실 여행기라기 보다는 이들 가족의 일상을 적은 남편인 벤 해치의 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더 듭니다. 기자라는 직업 정신으로 이들이 여행과정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을 담아내고 있어 여행기라는 성격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쉽지않은 여행이네요.

매일 떠나는 여정이라 호텔에 여장을 풀고 일어나면 다시 여장을 꾸려서 네 다섯군데의 명소를 둘러봐야되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기록해야하고 거기다 이런저런 개인사까지 겹치게 되면 중간에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이들 부부에게도 벤의 아버지가 돌아가는 일도 있었고, 교통사고도 겪게되고, 게다가 어린 아이들을 돌봐야하기에 매일매일이 고난이었지만 이런 과정속에서 이들은 가족의 의미와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삶의 과정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유머의 코드가 달라서 그런지 이 책에 대한 외국 독자들의 서평에 올라있는 내용에 약간의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가족여행이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어, 이들 부부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는 느낌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 여행을 통해 [프롬머의 가족과 함께 하는 잉글랜드 여행]이라는 가이드북이 출판되었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소개될 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