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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비안의 사진기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2
친치아 기글리아노 글.그림,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11월
평점 :
지양어린이 세계 명작 그림책 042편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 그림책이라면 수십권이 한질로 꾸며져 출간되는데, 이 시리즈는 각각의 단편들이 출간일을 서로 달리하여 출간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내용들 또한 우리가 평소에 명작 그림책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는 책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아이들이 이미 유년기를 지난 상황이라 예전처럼 그림책을 접할 기회는 없는데, 당시에는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자주 다니며 그림책들을 꽤 많이 접해서 왠만한 책의 내용들은 어디선가 봤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 시리즈로 출간된 몇몇권을 찾아보니 거의 대부분 처음 접한 느낌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꽤 신선한 느낌이 든다.
이 책 '나는 비비안의 사진기'라는 책도 어찌보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의 내용으로 꾸미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비비안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녀의 사진기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어느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그림책이 탄생되었네요. 게다가 등장하는 그림들 또한 마치 그녀가 남긴 흑백 사진을 보는 것 같은 그림들과 함께 멋진 협업이 이루어지면서 훌륭한 그림책이 만들어지게 되네요.그래서 이탈리아 안데르센 예술상을 수상하게 된 모양입니다.
비비안의 사진기가 바라 본 그녀와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사진기는 비비안이 자신을 가장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함게 있는 모습을, 때로는 그녀가 보모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비비안과 나는 사람들의 영혼과 그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싶어 도시의 거리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거리의 모습과 그 곳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렇게 수십년에 걸쳐 그녀가 찍은 사진은 무려 30만장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세상에 사진을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으로 찍은 사진들이 아니었기에 그런 것 같고 이런 이유 때문에 3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진이 님겨지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운명일까요.
이 많은 사진을 보관하기 위해 창고를 빌렸는데, 보관료를 내지 못하게 되면서 경매에 넘어가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어쩌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잊혀져 버릴 것들이었는데, 그녀가 남긴 한장 한장의 사진으로 인해 흘러간 추억이 아닌 기억하고 있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