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헤밍웨이 죽이기 [책읽는섬]

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 퀸 앤솔러지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외 지음,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김용언 해제 / 책읽는섬 / 2016년 7월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가지게 하는 책이었지요.

'노인과 바다'의 저자인 헤밍웨이라는 이름이 제목에 적혀있었으니 말이죠.

헤밍웨이 또한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여한 인물이라, 책 표지에 소개된 문구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는데, 떡밥이라고 해야하나요. 헤밍웨이라는 이름은 그저 맥킨레이 캔터의 단편에 등장하는 범죄자의 이름일 뿐이었네요.

그렇다고 아쉬움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표지에 소개된 글처럼 이 책은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여한 12명의 작가들이 남긴 미스터리한 작품들을 담고 있는데, 범죄소설을 다루고 있는 작품도 있고, 추리 소설을 표방한 작품도 있으며, 어떤 소설은 미스터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도 있는데 어떤 쪽으로 분류를 해야할지 애매모호한 작품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작품은 결말을 제대로 맺지않아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게 된 작품도 있습니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 개개인의 몫인 것 같습니다.

단편 모음집이라 그런지, 아니면 현대소설의 복잡성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내용이나 소설의 전개면에서 가볍게 느껴진다.

제목에 언급된 [헤밍웨이 죽이기]만 봐도 헤밍웨이라는 이름을 가진 범죄자와 그를 쫒고 있는 닉이라는 형사의 추리력을 보여주는데, 아마 요즘 형사들이나 탐정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추리해 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외 인간의 내면적인 부분이나 이중성 등을 다룬 작품들에서도 짧은 호흡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그런것 같다. 아마 단편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만 작가의 수상경력으로 들어나듯이 그들이 써 내려가는 문장 하나하나가 군더더기 없이 읽혀진다는 것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인물의 내면이나 주변 환경을 묘사하는 방법 그리고 사건의 전개되는 과정에서 본분에만 충실하게 적혀있고, 소개된 내용 또한 일반적인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보면 미스터리한 요소들을 은연중에 담고 있는 것 같고, 최근의 문학작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함도 느낄 수 있어, 내용면에서나 문장면에서 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작품이란 생각을 해 본다.

12명의 작가들이 선사하는 깔끔한 단편들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들 중 읽어 본 작품이 몇편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작가들의 작품 성향을 조금이나마 엿 볼 수 있는 것 같아, 그들의 남긴 대작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머지않는 시간에 한 작품을 찾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