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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로 드립 1 - 지유가오카, 카페 육분의에서 만나요
나카무라 하지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6월
평점 :
제일 먼저 궁금한게 '코코로'라는 뜻이 뭔지 궁금하더군요.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아보니 '마음'이라는 뜻이더군요. 드립은 카페와 관련된 소설 책이니 드립커피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두 단어가 합쳐지면 '마음 커피'쯤으로 여겨지는데 우리나라 말로 번역을 하니 영 이상하네요. 그래서 책 제목이 일본어 음 그대로 적게 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카페의 이름인줄 알았는데, 카페의 이름은 따로 있더군요.
'육분의'
육분이라면 요즘도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대양을 항해하는 배들이 태양이나 달, 별들의 고도를 측정하여 현재의 위치를 알아내는데 사용하는 기기인데, 카페 이름으로 사용하기엔 영 안 어울리는 이름 같네요.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왜 카페 이름이 육분의인지 그리고 이 책 제목이 왜 코코로 드립인지 알게 되더군요.
도쿄 지유가오카의 구마노 신사 참배길의 옆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이 카페에는 다른 카페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장식장이 있는데, 문제는 카페의 장식장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로 장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물건들은 카페의 소유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 장식장에 자리잡은 물건들은 모두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선물인데, 누구라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죠. 단 선물을 가져가는 사람은 그와 동일한 가치가 있는 물건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장식장에 남겨두어야 하는 암묵적인 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그 사람 자신만의 가치 기준에 의한 등가교환인 셈이죠.
아마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지금까지 나열된 내용으로 이 책의 주는 의미를 알 수 있지않나 생각됩니다. 물른 세세한 책 내용에 대해서는 읽어봐야겠지만...
이 책의 1화 마지막 장에 저자는 지마의 질문에 대한 히다카의 대답을 통해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히고 있는데,
"잠깐 길을 잃은 사람이 자신이 있는 위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곳. 여기가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어. 내 커피, 다쿠의 요리, 지마의 미소, 모두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그래서 있는 것이거든."
이 문장과 함께 카페의 장식장에 자리잡은 선물을 매개로 하여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이 자신이 어디 있는지 방황하며 떠도는 마음을 향기있는 커피한잔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미소로부터 자신의 가야할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장식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세상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지켜보고 있는 선물들에 담긴 사연을 들어보기 바랍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내 마음이 담겨있는 선물이 뭐가 있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네요.
안타깝게도 딱히 떠오르지 않아서 좀 슬픈 기분도 드는데, 지금부터라도 내가 소중히 여기는 뭔가를 만들어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