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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유령 - 유령에 대한 회고록
존 켄드릭 뱅스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7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건 저자에 대한 부분이다.
존 켄드릭 뱅스.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데, 미국에서는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편집자이자, 논설가이며 유머 작가로 알려져있다고 한다. 그리고 '뱅스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낳았다고 하는데, 이 장르는 유명한 문학이나 역사적 인물들의 사후세계를 무대로 한 일련의 작품들을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여기에 실린 소설들이 이 장르에 속하지는 않는다.
이 책의 저자에 대해 궁금하였던 이유는, 소설의 분위기가 습작품이 아닐까라는 분위기를 풍겨서인데, 이 책의 부제로 '유령에 대한 회고록'이라고 되어 있어 소설 형식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에 대해 별다른 형식이나 내용의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유령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나열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우리가 유령이라는 존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일단 존재의 유무에서부터 논란이 많은 상황이며, 통상의 경험상 유령과의 만남을 반길만한 사람은 없다고 여겨지며 대분분의 책등에서 비춰지는 유령의 모습 또한 이러한 범주에서 크게 벋어나지 않은 존재였는데, 저자가 만난 유령이라는 존재는 때론 무더운 여름날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존재이기도 하고 자신을 괴롭히기는 하지만 통상의 유령처럼 우리들을 놀라게 하거나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기 아니라 소위 불량배처럼 주변을 맴돌면서 일을 방해하는 유령들과의 만남에 대한 일곱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앞에서도 거론하였지만 유령과의 만남에 대해 일상의 이야기처럼 나열된 소설이라 내용에 대한 부분은 이슈가 될 것 없는 것 같다. 다만 글을 쓰는 방식이 통상의 소설을 쓰는 방식과 뭔가 다름을 느끼게 되는데, 자신의 심리적인 묘사나 주변 상황을 표현하는 방식 그리고 대화의 방식에서 오는 뭔가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문학에 대한 판단을 할 만한 소양이 없어 뭔가를 거론하기는 애매하다. 이런 방식의 구성이 별도 장르로 되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째든 이런 장르의 구성이 있다면 괜찮은 교과서 정도로, 습작의 대상이 될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만난 유령
소설의 형식이 어떻든 이 일곱편의 소설을 읽으며 유령이 등장하는 일련의 소설들과는 다른, 이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초자연적인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인문학적인 패러디로 유명한 분이기에 이 소설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가미되었다면 아마 꽤 유명한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아마 저자도 이런 부분을 알았기에 인문학적인 요소를 가미한 뱅스판타지라는 독특한 장르를 낳게 된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나저나 이 무더운 여름달 저자가 만난 유령처럼 한 여름밤을 시원하게 해줄 유령이 내게도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