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 다산책방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로 알려진 프레그릭 배크만의 우리에게 보내 준 두번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작이 '오베라는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책이엇습니다.

전작에서 보여 준 잔잔한 감동은 오베라는 이름 하나만 들어도 당시의 감동이 느껴질 만큼  

인상이 남는 작품이어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전작이 오베라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은 할머니가 주인공이겠네라는 느낌을 가지고 들여다 봅니다.

이야기는 곧 여덟살이 되는 지금은 일곱살인 엘사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책이 마지막 즈음에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해 줄 역활을 맡은 함어니는 오베라는 할아버지처럼 

괴팍하거나 성격이 별나다라기 보다는 그냥 특이한 사람으로 보여지네요. 한밤중에 손녀와 함께 동물원의 담장을 넘다 경비원과 경찰에 걸리자 그들이 '치명적인 강간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향해 똥을 던지는 일탈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학교에서 상급생들에게 미움을 받아 괴롭힘을 당한 그날의 기억을 동물원에 무단

침입한 날로 기억하게 하려는 손녀를 위한 할머니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할머니는 암이라는 병명으로 병원에 입원을 한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손녀인 엘사와 그녀의 슈퍼 히어로인 할머니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들로

잔잔한 감동을 주려는가 했는데,

뜻밖에 할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니!, 우리에게 감동은 어떻게 선사할려고 이런 무리수를 저자가 던졌는지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저자는 하나의 선물을 던져줍니다.

엘사에게 편지와 열쇠를 주며 성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친구들을 지켜라라는 말과 내일부터 동화처럼 신기한 일들과 엄청난 모험이 펼쳐질거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미아마스 왕국이라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이야기는 할머니가 엘사에게

동화처럼 들려주는 이야기인데, 처음엔 그저 손녀에게 들려주는 동화정도로 여겼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조금씩 느끼게 되더군요.

비록 내용이야 동화의 패턴을 따르고 있지만 모든 등장인물들이 할머니와 엘사와 관계되는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맨 윗층에 할머니 집과 엘사네 집이 있으며 각 층마다

독특한 성격을 가진 입주민들이 모여삽니다. 엘사의 부모님은 재혼을 한 상태이고 입주민들의

차치회를 만들고 일일이 간섭을 하려는 브릿마리와 켄트. 매일 까만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

친절한 마우드와 레나트르, 택시기사인 알프, 무슨 증후근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는 집, 그리고 괴물과 워스라는 무서운 개가 살고 있는 집, 이렇게 해서 8가구가 모여사는 곳이죠.

할머니가 전달해달라며 준 편지를 받은 엘사는 자신을 놔두고 떠나버린 할머니를 미워하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할머니가 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편지를 하나 둘 전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저자의 힘이 발휘되더군요.

오베라는 남자에서는 거대한 감동을 한번에 던져줬다면 이번 작품은 잔잔하게 던져주네요.

엘사가 편지를 하나씩 전달할 때마다 할머니가 손녀인 엘사를 위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세상의 모든 일곱살짜리에게는 슈퍼히어로가 있어야 된다는 할머니의 말.

어쩔 수 없이 일곱살짜리 손녀의 슈퍼히어로가 되지 못하게 자신을 대신할 슈퍼히어로를

선사하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받은 엘사는 누군가의 슈퍼히어로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진짜 자신을 도와 줄 슈퍼히어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 일곱살짜리만 필요한게 아니고 생을 마감할 그 날까지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엘사에게 남긴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가 생각나네요.

맞춤법이 엉망인 그 편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