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좋을 그림 - 여행을 기억하는 만년필 스케치
정은우 글.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을 기억하는 만년필 스케치'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글이다.
여행하면 남는건 사진뿐이라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댄다. 게다가 요즘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왠만한 사진기에 버금가는 수준에다, 통신 수단의 발달로 바로 사진을 찍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SNS에 자신의 여행담을 올리기에 바쁜 세상이다.
그런데 만년필로 자신의 여행지를 담아내고 있다.
보통은 여행지에서 하나라도 더 보고, 더 느끼려고 부지런히 다녀야 하기에 사진찍기 바쁜데,

한가로이 만년필로 현장을 담아내고 있는 것있다.

 
저자는 자신이 만년필을 사용하는 이유를 이렇게 얘기한다.
'편리하기 때문에 만년필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년필를 사랑하는 이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그 집념과 인간적임을
사랑한다. 편리하고 빠른것만 고집한다면 여행지에서도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놓지 마시길,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한 장의 그림을 위해 대상을 몇 백번씩 쳐다보는 이와는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를 것이다. 진짜 풍경은 그럴 때라여 내 안으로 들어온다.'
몇 백번씩 쳐다보며 자신의 글과 그림에 담아낸 생생한 인간의 감정을 느껴보고자 한다.

 

글을 보기 전에 저자가 그린 그림들을 먼저 들여다 봅니다.
그림에 대해 배운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그림을 그리는 순서라고 할까, 아니면 저자의 전공에 의한 영향 때문인지, 저자가
담아내는 대상이나 패턴이 거의 같더군요. 원래 그렇게 그리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제가 볼 줄 아는게 아니라서...
어째든 저자의 그림에 나름의 느낌은 있는데, 그래도 뭔가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저자가 자신의 그림에 생생한 인간의 감정을 담아냈다고 하는데, 볼 줄 몰라서 그런걸까요?
혹시나 하여 저자의 블로그를 찾아가 봅니다.
띠지에 적힌 '솔샤르'의 블로그로.

이럴수가 책에 있는 그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는 다릅니다.
파커 퀸크의 블루블랙으로 그려진 그림들,
책에서는 명암으로 보이는 부분들도 선으로 표현되어 있고, 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대상의

움직임들이 느껴지네요.
야속한 느낌이 듭니다.
저자의 그림을 온전히 담아냈으면, 그리고 그림의 색상도 저자가 그토록 좋아하는 블루블랙을

사용했으면, 저자가 글과 그림에 담아내려는 이야기들을 제대로 전달해 줄텐데...
아쉬울 따름이네요.

 

여행을 기억하는 그림들. 그리고 글.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며 현장에서 느꼈던 느낌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 그때 그 순간을

회상하며 떠오르는 느낌이거나 아니면 그저 그림만 바라보면 느낀 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여행지의 그림이나 그 때의 느낌을 적은 여행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네요.
그림의 대상에 담긴 긴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슬픈 역사가 담겨있기도 하고, 개인적인 소소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그저 저자가 자신의 그림을 보고 느낀 감정에 충실해 봅니다.

 

만년필.
중학교때까지는 가끔 써 본것 같습니다. 그 후로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저자의 그림들을 보면서 한번 써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네요.
문구점 한번 들러야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잊혀지겠지만, 잠시나마 어리적 만년필로 뭔가를 끄적거리는 그 때를 떠 올릴 수 있겠지요.

그 정도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