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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시, 유럽
정민아.오재철 지음 / 미호 / 2015년 7월
평점 :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적은 내용중에
[분명 함께 다녀온 여행인데 서로의 기억은 조금씩 달랐다. 여행 내내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라는 글이 적혀있다.
뭐 당연한 얘기가 아닐까.
서로 같은 경험을 하였다고 해서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우리가 여행이라는 걸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여행 교과서 하나 만들어서 서로 공유하면 될테니까요.
하지만 우리 모두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에 다른 이들이 여행과 관련된 책들을 수없이 찾아보고 느껴도 보지만, 그래도 현지에 가서 직접 느끼게 되는 감정이 다름을 알기에 여행을 가는게
아닐까요.
나는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좀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그래서 그들은 결혼 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세계를 향해 첫발을 내딛습니다.
그후로 1년여간의 세계여행이 시작된거죠, 이렇게 떠난 여행지 중, 유럽의 이야기를 담아서
출간된 책입니다.
각자 결혼 전에 한번씩은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이번 책 제목이 [함께, 다시, 유럽]으로 정한 것 같습니다.
그저 일반적인 여행기를 적은 책이려니 했습니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1년여의 긴 여정에 대해
지나 온 루트대로 일정을 적고 여행중에 있었던일이나 보고 느낀점을 적은 책이려니 했었죠.
그런데, 첫 페이지부터 2면에 걸쳐 실린 사진들을 보며 뭔가 다른 여행책들과는 다를것 같은
느낌을 받게되더군요.
이번 책에서는 20곳 정도의 유럽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1장의 내용을 접하고 나니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보통의 여행서적처럼 여행 일정순으로 이야기를 글고 가는게 아니라, 저자 나름의 순서가 정해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행 일정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여행지의 풍경과 자신들의 경험한 느낌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가끔 다른 여행 서적을 보다보면 일정에 따라 숨가쁘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던데, 이 책은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않더군요. 일정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올 필요가 없는
구성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일정에 따라 바쁘게 돌아다니는게 목표가 아니고 여행지에서 갖게 되는 나만의
느낌을 찾아가는게 목적이라 생각하는데, 어느새 여행에서 일정이 더 중요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더군요.
그래서 이 책은 오로지 여행지에서 그들이 받는 느낌만을 접할 수 있기에 다른 여행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여행지마다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실린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들의 받았던 느낌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것 같아 더 생생한 기분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유럽이라고 해 봐야 예전에 스치듯 다녀온 적이 있는데, 잠시의 여행이었지만 그 때 받은 느낌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더군요. 그래서 꼭 한번 더 유럽은 다녀와야지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결심을 못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전에 출발해야하는데...
오늘도 그저 꼭 한번 더 다녀와야지라는 마음의 결심만 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