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빨간책

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세 명의 저자가 사춘기 시절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자신들을 만들어 준 불온서적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세 명의 저자가 얘기하는 책들 중에 제목만 봐서는

속칭 빨간책이라 여겨지는 책들은 몇몇 안되는데, 어떤 의미에서 그들에게 빨간책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나에게 빨간책이라는 의미로 다가오는 책들은 중고등 시절

선생님들 몰래 돌려보던 야한 만화나 사진들과 영어문법책으로 기억나는 책뿐이다. 그 외에

나에게 빨간책으로 의미가 심어진 책은 없었다. 그리고 불온서적이라 하면 현 시대의 정치

배경상 불온한 사상을 담은 책들을 의미하는데, 그런 의미의 책들도 보여지지 않는데, 이 세명의 저자들의 바라 본 빨간 책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빨간 속 표지를 가진 책을 넘겨봅니다.
먼저 제목들을 보니 빨간책이라고 여길 만한 제목들이 눈에 들어 오네요.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나 세계 풍속사 등에서 느낌이 살짝 풍기긴 하지만 그 외의 책들에서는 3부로 나누어진 제목들에 부합되는 느낌을 주는 책들이며 그들에게서는 결코 빨간책이나 불온서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저 각각의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바라 본 시각을 다루고 있거나, 해당 책에 대해 상식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사실은 그저 컽 표면의 이야기만 하고 있고 진실된 속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우리가 통상 추천도서라고 하는 목록에 올라가지 못하고 세상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온서적이 아니면서도 세 명의 저자들에게는 세상으로부터 이 책들은

불온서적이라는 느낌을 받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저자들이 소개하는 책들에 대해

제목조차 모르고 있거나 제대로 읽어 본 책이 없었으며 접하기 쉬운 책들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에서야 이들이 소개하는 책들을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책들이라 꽤 신선한 느낌을 주던데, 아마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책 표지에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불온서적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그들이 읽은 불온 서적들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 뒷표지에 이에 대한 답이 있더군요.
우리가 자라면서 추천받은 책들이란, 세상을 무난하게 살아가게 하는 책이며 균형잡힌 가치관을 담고 있고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 책들, 그런 것 같네요.
그리고 큼지막하게 뒷 표지를 장식하는 한 문장.
[ 우리는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잘못 배운다 ]
이 문장이 답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우리에게 추천되어진 책들은 보편적인 시각만 다루고 있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주지도 않았던 겁니다. 더 무서운 것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걸 죄악으로 여기게 끔 자라게 되었다는 거죠. 다행히 시대가 변하고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에 대한 이해가 넓혀지게 되면서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시각 차이로 인한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에 대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래봅니다. 아마 저자들도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을 내지 않았나하는 생각으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