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ㅣ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신과의 이야기.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애매하기 한데, 그저 '편안하다'라는 느낌만 든다.
더 이상 다른 느낌은 들지도 않고 그저 편안할 따름이다.
신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째든 편안하다. 나만의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심리치료사인 야콥은 이혼한 전처의 애인(복싱선수)에게 폭행을 당한 후, 병원에서 자신이

신이라고 말하는 광대 복장을 한 아벨 바우만을 만나게 되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래서 책 표지에 광대 복장을 한 사람과 권투글로브가 그려져 있는 것 같다)
자신을 신이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 상담을 하자고 한다.
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가진 야콥이지만 자신을 신이라 하는 아벨의 상담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지만, 자신의 처한 상황이나 아벨과의 대화를 하게되면서 둘 사이의 상담은 성사되게 된다.

자신을 신이라 하는 아벨.
점점 아벨이 신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는 야콥
이제 아벨의 몸을 떠난 신을 다시 찾으려하는 야콥.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아벨이 신이라고 점점 믿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책 내용 중에 이런 글이 있다.
아벨이 신이라고 믿는 하인츠와 야콥이 나눈 대화인데, 하인츠는 아벨를 보면 그의 내면에 이 세상 것이 아닌 다른 신비한 불꽃이 있는 느낌이라고 말하며 그 느낌 때문에 그를 신이라 믿는다고 한다. 단순히 그 느낌 뿐이냐는 야콥의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아니, 그럼 그것 말고 믿을 게 뭐가 있소? 감정만큼 구체적이고 생생한 건 없소. 그래서 사람들이 지식이 아닌 사랑과 행복, 우정 같은 걸 동경하는 거 아니겠소?'
내게 소원이 뭐내고 물으면 '행복'이라고 말한다.
행복에 대해 우리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에 완벽하게 설명할 방법은 없다.
하인츠의 말처럼 감정만이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뭐라고 남들에게 설명하지 못할

그 감정만이

이 책도 그 감정만이 제대로 설명할 수 있기에 글로써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냥 편안하다는 느낌만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감정만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없기에 그걸 굳이 감정외의 것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그저 읽어보고 자신의 감정을 느끼면 된다.
다른 무엇도 필요없이...

정말 신들도 힘들어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자신의 능력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어 세상을 올바르게 나아가려하는데 힘이 부칠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도 살아가기 바빠서 신이고 뭐고 챙길 겨를도 없이 살아가니깐.
그렇다고 이전까지 신을 믿어본 적은 없다.

신이라고 믿었던 아벨이 떠나게 되면서 야콥은
'할 수만 있다면 기도라도 하고 싶지만 이제 누구한테 기도를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내가 신 바로 옆에 있던 무신론자였다면 이제는 신이 없는 유신론자가 되었다'라고 말하며 절망에 빠지게 된다.
우리도 머지않는 날에 이런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신을 찾고 싶은데, 이미 그 신은 우리곁을 떠나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유신론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해 보지는 않겠다.
그러나 감정만큼 구체적인건 없으니, 감정만을 믿고 살아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