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철학 - 질문으로 시작하여 사유로 깊어지는 인문학 수업
함돈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첫 머리에 '사물(事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떠 오르는 답은 그냥 물건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한자로 표기된 뜻 그대로 일과 물건 이렇게

간단한 답도 있고, 물질 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형이상학적 대답도 있다. 저자가 내린 질문에 대한 답은 '어떤 특정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물리적 실체'라고 정의를 내린다. 그러면서 '실체'가 뭐냐에 대해 물음을 던지며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길로 들어서려는 찰나에, 사물을 도구라는 영역으로 한정을 하여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한다.

 

그럼 도구에 한정해서 저자가 다시 내린 결론은 '사물은 특정 공간을 점유하는 물리적

대상이지만, 시간/장소/상황에 따라, 또 누가 그것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체로

변한다. 사물은 인간과 삶의 의미를 포괄하는 '관계'의 매개물이기도 한것이다'라 규정을 내리게 된다. 이렇게 저자는 자신의 내린 규정에 따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사물들, 가로등을 시작으로

마지막 후추통에 이르기까지 88여개의 주변 사물들을 바라보면서,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찾아간다.

 

전 세계인의 열광하는 스포츠 중의 하나인 축구.
공 하나를 두고 상대편 골대를 향해 공을 넣기 위해 달려 나간다. 그리고 어느순간 전/후반이

바뀌면 골을 넣으려 한 골대에, 이제는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축구 규칙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저자는 골대를 바라보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 매개체인지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저자는 전/후반의 바뀌면서 넣어야

하는 골대의 운명이 어느 순간 막아야 하는 골대로 바뀐 상황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삶에도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한 순간 잠시 멈춰 생각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그것이

저기가 아니고 여기일 수도 있음을...

 

이처럼 저자는 우리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에서,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는냐에

따라, 그리고 그 사물들로부터 의미를 찾느냐에 따라, 그저 '골대'일 수도 있고,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잠시 생각을 하게하는 '관계의 매개물'이 되기도 한다.

 

아직 저자가 그 의미를 찾아보지 못한 수많은 사물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핸드폰.
핸드폰은 나에게 어떤 '관계의 매개물'이 될까?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생각을 다른 곳에 담아두고,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삶속에서 '망각의 여유'를 주는 매개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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