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그 따뜻함이 '한 잔의 용기' 편에서 다시 전해진다.
이제 막 위스키에 입문한 손님들이 메뉴판 앞에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면서 단골 한 분이 남긴 메세지를 소개하는데 '아는 만큼 맛있는 위스키라지만 뭐든지 배우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 아무것도 알아가지도 배우지도 않으며 편하게 위스키를 즐기고 싶다'라는 메모를 전하며, 메모판 앞에서의 망설임을 순수한 출발점이라고 우리에게 전하는 것 같다. 라벨이 예뻐서, 이름이 신기해서, 누군가 추천해서 잔을 들었다가 실망하고, 또 도전하고, 결국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 그 모든 시행착오가 ‘한 잔의 용기’다라고 하며 그 용기를 응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마 그 용기는 저자가 프롤로그에 쓴 “정형 없이 나답게”와 같은 의미라는 생각을 해 본다. 위스키 한 잔을 마주하기 위해 처음에는 타인의 말에 의지하고 그러다 실망을 겪고 나중에는 자신의 혀와 기억이 이끄는 대로 선택하게 된다. 저자는 그런 과정을 ‘취향을 찾는 여정’이라 부르며 “정형 없이 나답게”가자고 하는 것 같다.
허락
문득 허락이라는 단어가 떠 오른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허락, 아직 준비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 몰라도 즐겨도 된다는 허락. 우리는 그런 허락을 너무 오랫동안 받지 못하고 살았던게 아닐까.
'어쩌면 바라던 바'에서 그 허락을 채운 잔 하나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책을 덮으며 문득 생각했다. 우리가 진짜 바라던 것은 완벽한 취향도, 성공한 사업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라고 말해줄 누군가가 있는 작은 공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저자도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 아닐까. 그리고 그런 공간을 함께 만들고 싶어, 이 책으로 우리 모두에게 그 문을 살짝 열어준게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