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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산사 - 10년 차 디자이너가 펜으로 지은 숲속 자기만의 방 ㅣ 자기만의 방
윤설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말엔 산사
제목만으로도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책장을 열고 들어가면 단순히 ‘주말에 가기 좋은 사찰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시작은 사찰 여행과는 관계가 없을 것 같은 '공간'이라는 단어를 우리에게 던진다.
저자는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늘 속해 있던 방이나 사무실 때론 카페 같은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공간'을 경험할 때,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산사를 찾았다고 합니다.
5년 동안 백여 곳의 산사를 찾아다니며 저자가 담은 산사의 공간은 구체적이다.
절 입구에 있는 안내도를 보며 어디를 찾아봐야 할지 마음에 세기고 숨어있는 있는 공간을 세세히 담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그곳을 경험하며 공간이 주는 감각을 체험한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산사 중에 각별했던 일곱 곳의 산사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가 담아낸 일곱 곳의 산사가 주는 공간은 나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
종교를 믿지 않는 나에게 산사가 주는 의미는 몸과 마음이 휴식 정도로 다가온다. 하지만 저자에게는 이 공간이 배움의 통로였던것 같다. 절 초입의 산책로에서 속세의 삶에 대한 의미가 뭔지, 낮은 누각을 머리 숙여 지나며 마음을 경허하게 가져야 함을 전하기도 하고 자연의 주는 공간에 맞게 배치된 산사의 건물을 보며 우리들도 서로 이웃한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야 함을 전하기도 합니다.
'나'라는 집이 더 중요해지자 외부의 집은 더 이상 내게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내가 꽃이라면 꽃밭이 따로 필요 없는 것처럼요.
저자가 책을 마무리하며 전하는 글이다.
아마 이 글을 전하기 위해 서두에 '공간'이라는 단어를 던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보통 공간에 속해있는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히 물리적 장소를 넘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보여지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멋진 공간에 머무른다고 해서 삶이 충만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 내면이 단단해질 때 비로소 어떤 공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자신으로 설 수 있다.
저자는 그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것 같다.
저자의 마지막 글글은 삶을 단순히 공간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하나의 꽃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으로 나에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