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캡슐 - 1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술 트릭'의 대표작가.

서술 트릭이 뭐지?

개인적으로 처음 접해보는 용어라 검색을 해 보니 [서술트릭 - 독자가 작품 밖에 존재한다는 점을 이용해서 의도적으로 편향된 서술을 통해 독자에게 고의적으로 정보를 오인하도록 만드는 수법]이라고 한다. 의미 그대로 작가가 독자를 속임으로써 마지막에 극적인 반전을 통해 독자들의 뒤통수를 노린 소설 기법인것 같다. 그런데 극적 반전을 주려면 이런 기법으로 쓴 소설이란 걸 감춰야 될 것 같은데 어떤 의도로 '서술 트릭'으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것을 알려줬는지 궁금해진다. 거기다 더해 뒷 표지에는 이 책에 담긴 일곱편의 이야기가 서로 연관이 있다는 내용까지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독자들을 향해 한 번 마음먹고 속여볼테니 기대하라는 포보를 밝힌 것일까?

어째든 나는 그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포스트 캡슐.

요즘은 거의 안 하는 것 같고 아마 2000년 초반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 타입 캡슐이란게 유행을 했던 것 같다. 이런 행사의 일환으로 편지를 써서 자신이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편지를 보내는 행사도 열렸었는데, 이 책도 이런 행사를 소재로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이는 편자(책을 편찬한 사람)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의 전개에 앞서 [포스트 캡슐]이라는 소재로 이 책을 쓰게된 이유를 서문에 밝히고 있다.

'15년 전에 편지를 보낸 사람의 마음, 15년 뒤에 편지를 받는 사람의 기쁨, 슬픔, 그리고 당혹스러움. 편지가 어떤 파문을 불러일으키는지 당사자의 기분이 되어 읽었으면 한다.'

가끔 이런 내용으로 방송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있어 신선하게 다가오는 정도는 아니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스스로 공개하는 내용이라 별 부담감은 없는데, 이 책에 전개되는 내용은 제 3의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즉 편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인물이 포스트 캡슐에 신청한 편지를 읽고 그 중에 일부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편지를 받는 이나 보내는 이 또한 이런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서술 트릭.

다시금 이 단어가 떠 오른다. 분명 뭔가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책 표지에 '서술 트릭'의 대표작가라고 알린 만큼 뭔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15년'이라고 설정된 기간도 의심스럽고, 편자라는 인물이 관여된 점도 의심스럽고, 더 더욱 의심스러운 건 편자가 선정한 7편의 내용이 조금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속칭 '15년 후에 발송되는 포스트 캡슐'이라는 이벤트로 기획된 행사라면 편지의 내용이나 15년 후에 편지를 받게 될 대상 또한 15년 전 과거의 시점이란 걸 인지해야 하는데, 선정된 편지를 받은 대부분의 인물들은 마치 며칠 전에 보낸 편지라는걸로 잘못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후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용 또한 이 시간의 간극을 인지하지 못한 오해로 사건들이 전개된다는 것이다.

통상의 상황이라면 편자는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해 나가야 하는데, 소개된 7편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사건에 개입되는 상황도 있는 것 같고 뭔가 의도적인 관여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단순히 편집자의 역활만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소개된 7편의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거나 아들이 엄마에게 전하는 유서, 직장상사에게 전하는 퇴직인사, 협박편지로 대신하는 사랑고백, 15년만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 할머니를 구해달라는 구조신호 그리고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7편이 소개되는데, 이 7편의 이야기에는 딱히 트릭이랄게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독자들에게 마지막까지 반전이 전개된다는 점만 인지하고 있다면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는 이 7편의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어떤 마무리를 보여주려는 걸까?

분명 편자가 들려주는 마지막 [고백]편에서 이 모든 이야기들을 뒤집는 반전이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은 '편자는 피해자일까? 아니면 가해자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