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주 사적인 여행 [알에이치코리아]

아주 사적인 여행 - 모두가 낯설고 유일한 세계에서
양주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여행.

그저 단어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행의 의미가 일이나 유랑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을 가는 것이라는 의미만 보면 평범한데, 왜 여행이라는 단어에서 설레임이라는 마음의 동요를 느끼게 될까요?

모르는 곳을 간다는 그리고 느껴본다는 즐거운 두려움.

두려움을 느끼면 몸이 떨리듯이 마음에 즐거운 그 두려움이 다가오면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서 생기는 감정일까요?

어떤 의미를 담고있든 여행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늘 즐겁게 다가오네요.

그래서 어떤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인지 설레임이 먼저 다가와 이 책을 읽게 되였습니다.

여행.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여행이라면 '타지로 떠나는 것'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내용 또한 여타 여행기처럼 그곳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에게는 일상의 삶이고 풍경이지만 외지인의 눈으로 그곳을 바라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의 여행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겪은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즉 여행이라는 의미가 '타지로 떠나는 것'이라는 의미에 더해 '타인의 삶을 바라본다는 것' 또한 여행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자 또한 수 많은 여행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듯이 나 또한 저자의 글을 통해 나를 보고 나를 생각하게 된다면 이것 또한 여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인지 '아주 사적인 여행'이라는 이 책이 제목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비롯하여 주변사람 모두 어릴적부터 개신교의 목사가 되시라는 저자의 신념이 겪일것이라는 상상을 해 본적이 없는 삶이 스무살 무렵, 한 사람이 들려준 여행에 대한 무용담에 그 신념이 사라져 버린다. 그저 그가 멋있어 보였고 자신 또한 멋있고 싶어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목사라는 멋있는 삶에 여행을 다녀온 목사라는 타이틀이 더해져 여행이 끝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할 것이라는 상상에 부풀었던 것이다.

하지만 첫 여행을 다녀온 후 별만 변한게 없는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여행에서 '나는 여전히 사랑받는 사람이고 싶었다.'라고 일기를 적지 않았다면 잊혀진 기억이 될 뻔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끄집어 낸 지난날에 쌓인 아픈 감정들 탓일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일상의 삶으로부터 그 아픈 감정들이 쌓이게 된다. 이러다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쯤 다시 배낭을 싸게된다. 그렇게 자신의 삶으로부터 도망치게 된다. 여행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말에 바깥에서 구원을 찾으려 든것이다. 그렇게 현실의 삶과 여행지의 삶의 반복되면서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 모두 목사가 될거라는 신념을 버리게된다. 그리고 자신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는 여행이 이어집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다녀온 후에 자신의 삶의 변화를 들여다 보기도 하고, 자신과 인연을 맺고 있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때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알게되는 것들 그리고 여행지에 하는 수 많은 다짐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여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겁니다.

아직 무엇이 정답인지 모를 삶이 이어집니다. 저자를 비롯하여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 또한 그러하리라 생각됩니다. 여행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몸이 떠나는 여행만이 여행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것처럼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또한 여행이라는 것을.

나만의 '아주 사적인 여행'을 통해 오늘도 나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