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실린 <인왕제색도>와 다스베이더.
흥미로운 시선이네요.
내가 이 그림을 교과서에서 봤었던 시절쯤이면 어릴적이라 스타워즈라는 영화를 모르던 시절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한데, 저자처럼 다스베이더를 상상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상상하지 못한건 매한가지이고요.
만화나 그림그리는데 또는 예술적 감각에 소질이 있는 분들의 어릴적 시선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그 시선이 만화가가 되서 검게 칠할 부분에 먹칠을 하는 과정에서 수묵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관심이 산수화와 사군자 그리고 문인화로 이어지면서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린 그림속에 담긴 정신과 표현의 깊이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 감동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동하여 이렇게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감동을 전하면서 옛 그림의 회화적 요소를 더해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10 여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인왕제색도나 몽유도원도, 세한도처럼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작품들에 대한 소개부터 사인휘호, 청풍계도처럼 그림 제목만 봐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그림들이 소개된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인데다 수묵화라는 선입견 탓에 흥미를 쉽게 느끼지 분야이지만, 서두에서 알렸듯이 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 당연하게도 이 책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기에 그래도 쉽게 읽을 수는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5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책의 주 이야기를 끌고가는 차주봉이라는 인물과 묘묘와 미양 그리고 오사장과 꼬경이라는 주변 인물들을 등장시켜 수묵화에 담긴 이야기를 펼쳐가는데, 가끔 수묵화에 담긴 인물들 또한 등장시켜 수묵화에 담긴 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간다 즉 단순히 소개하는 그림만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사연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소개한 인왕제색도를 소개하면서는 어릴적 교과서에 낙서를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흥미를 돋우게 하고 그림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면서 화가의 시선이 머물렀던 그 장소를 직접 찾아다닌 이야기가 더 해져 나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그 장소를 찾아가서 그 감동을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몽유도원도를 소개하는 챕터에서는 독자들과 함께 몽유도원을 함께 찾아가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복숭아가 심어져 있는 곳을 지나 구물구물 이어져 위험해 보이는 골짜기를 지나 기암괴석이 즐비한 낭떠러지를 조심스럽게 건너고 힘들어 지칠때쯤 폭포에서 잠시 쉬고 길을 나서면 어느새 복숭아 꽃이 만개한 무릉도원에 다다르게 되고 주인이 금방 누구시냐고 물어볼 것 같은 도원정을 들어서는 것을 마지막 컷으로 몽유도원도의 소개를 마무리한다. 그 외에 김정희의 세한도를 소개하는 쳅터에서는 세한도에 담긴 의미와 지인에게 전해주는 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글자들이 수북히 쌓여 있는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만화라는 형식 탓일수도 있지만 저자가 전하려는 옛 그림의 향수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은은하게 전해오는 향기가 온 몸을 감싸는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