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괴담 - 오류와 왜곡에 맞서는 박종인 기자의 역사 전쟁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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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1세기 근현대사에서 '진실의 탈을 쓴 거짓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진실의 탈을 쓴 거짓의 역사'를 괴담이라고 칭하는데, 흔히들 괴담이라고 하면 '괴의하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의미하는데, 이 책에 소개된 내용 자체는 '괴의하거나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괴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소개된 내용들이 역사의 진실을 묻어버리고 오히려 괴담이 진실인양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며 그 중에 나 또한 이 책에 소개된 내용들 중 일부는 진실이라고 여기고 있었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으며, 이런 상황이라면 저자의 글처럼 괴담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시작은 제 20대 대통령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세간의 화재가 되었던 청와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일단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을 떠나서 개인적으로도 천하 명당이라고 알고 있었고 역사적으로도 이미 고려시대부터 그 자리는 명당자리였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역사적 사실을 포함한 이 모든 것들이 저자는 가짜뉴스라고 한다. 그저 권력을 가지고 싶었던 누군가의 조작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예로 올해 5월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천하제일복지]라는 글자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조선시대부터 명당자리였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명확한 물증이었는데, 하지만 실재 이 글귀가 새겨진 시점은 겨우 150년 전인 1850년대 전후라고 판명되면서 청와대 자리가 명당이라는 괴담은 사라져야 되지만 그 흔적은 2022년 오늘날까지는 청와대를 설명하는 안내판에 아직도 남아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사에 등장하는 청와대 명당설이 괴담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일면 타당하다고는 보여지지만, 고려시대부터 청와대 근처가 명당이었다고 주장하는 근거도 있기에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괴담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내용중 나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건 헤이그 밀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가 일제의 만행을 만국에 알리기 위해 활동하다 그 울분을 참지못해 스스로 자결한 것이 아니라 병사하였다는 것이다. 분명 국민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그렇게 배웠는데, 이 모든것이 거짓이라니, 그리고 이런 내용들이 아직도 일부 매체에서는 사실인양 알리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진실들이 그 당시에도 세상에 알려졌는데, 그로부터 수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괴담이 진실인양 세상에 떠 돌고 있다는 것에,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청와대 명당설이나 이준 열사의 할복자살에 대한 괴담에 더해 요즘 뉴스에 잠시 오르기도 했던 광화문에 관한 괴담이나 한번은 들었던 것 같은 베트남 호찌민과 목민심서에 대한 괴담 등 근현대사에 등장하는 16편에 대한 흥미로운 괴담들이 담겨있다.

괴담은 재미있다.

잘 짜인 스토리보드와 적당한 반전, 소르끼치는 결론이 융합해 읽는 이를 흥분하게 만든다.

그런데 '진실'은 그렇지 않다.

재미가 없다.

무질서하게 널려있는 돌 더미와 철근 덩어리처럼 폐가 속에서 사실들을 하나하나 주워서 재구성해야 진실이 보인다.

지저분해서 보기도 싫은데다, 본다고 하더라도 재구성 따위 노력은 하기 싫다. 그게 진실이다.

먼 옛날의 이야기라면 역사적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더라도 현재의 상황이 그러하니 이해라도 되지만, 요즘은 바로 눈 앞에 벌어지는 일조차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서문에 담긴 저자의 말처럼 흩어진 진실이 지저분해 보일지라도 하나하나 주워서 재구성하여 진실을 들여다 봐야만 하는게 우리들의 해야할 의무인 것 같다. 그 진실이 괴담에 묻혀 괴담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괴담이 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아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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