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이 책 또한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여타의 판타지 소설처럼 기사나 마녀 그리고 하층민에 속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고 주인공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요소들(예를 들어 주인공에게 늘 행운이 따르거나, 주인공을 도와주는 능력이 출중한 주변인들이 등장하거나 때론 주인공에게만 놀라운 능력이 주어지는 등)이 등장하면서 성장스토리가 전개되기에 다른 판타지 소설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을 것 같은데, 주인공에게 깃든 망령이 전한
'네 행동은 어딘가 좀 남다른 데가 있단 말이지.'
매장꾼의 아들 파린의 몸에 깃든 망령이 전한 말.
이 말이 내가 이책을 마지막까지 읽어보게 하는 이유인 것 같다.
뭔가 남다르다.
매장꾼의 아들 파린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타의 판타지 소설처럼 우리의 주인공 파린은 매장꾼이라는 하층계급에 속합니다.
시체를 닦고 치장해주며 장례식에서 땅을 파고 매장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 선술집에서 조차도 어느누구하나 신경쓰지 않은 구석진곳에서 술을 마셔야 하고 누구하나 그와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았다. 그저 선술집 주인 아들인 블로삭정도만 걸음마 시절부터 알았다는 이유로 말동무를 할 뿐이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런 생활이 주욱 이어졌을 것이다.
그에게 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날도 여느날처럼 죽은 자의 마무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그 죽은자가 일반적이지 않았을 뿐이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독을 섞는 마녀라 불렸고 주변 사람들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한 노파의 장례준비였던 것이다.
여느날처럼 죽은 노파의 옷을 벗기고 몸을 닦던 중,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뭔가 알 수 없는 오싹한 느낌을 받던중, 노파의 가슴에 올려진 둥글고 반짝이는 펜던트를 발견하게 된다.
분명 그 자리에 없어야 할 물건이었다.
잠시 다른곳으로 시선을 돌렸을 뿐인데, 그 자리에 펜던트가 있었던 것이다.
일단 파린은 나중에 유가족들에게 돌려줄 생각으로 그 펜던트를 목에 걸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파린은 자신의 삶에 커다란 모험이 펼쳐지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그저 장례식을 치른 후부터 노파의 소지품에 대해서 수소문을 하는 낯선 사내가 등장하기도 하고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기사가 마을를 찾아오기도 하면서 파린의 삶에 조그만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파린과 펜던트에 담긴 비밀을 풀기위한 여정과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지리라 상상할 때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고아원 원장의 학대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쥐들의 여왕이라고 불려지는 아로스와 왕국을 지기는 제1기사 피고의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고, 펜던트의 영향으로 파린의 머릿속에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2018년 독일 판타지 소설 대상 수상작.
대상이라는 명예만큼 흥미롭다.
4권으로 마무리되는 작품이라 이번 1권에서는 세 인물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파린을 선택한 펜던트의 망령이 중요한 키를 잡고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