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 기사들의 마상 창 시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승과 패를 다루는 시합이 아닌 어느 한쪽이 죽어야만 끝나는 시합이 시작됩니다.
왕을 비롯하여 몇 천명이나 되는 군중들이 수도원 뒤뜰에 특별히 만든 시합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두 기사를 흥분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중들의 시선은 사투를 벌이는 기사를 바라보는 한 여인에게도 시선을 보냅니다.
높다란 처형대에서 검은 상복을 입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결투재판 그리고 라스트 듀얼(최후의 결투)
중세 유럽에서 진행된 재판으로 원고와 피고가 주장하는 증거나 증인이 불충분하여 판정을 내리기 어려울 경우, 두 당사자가 결투를 벌여 이기는 쪽이 무죄이고 지는 쪽이 유죄로 결정되는 재판으로 [신이 신판이라는 이름으로 '신께서 옳은 자에게 승리를 주실 것']이라는 종교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재판으로, 이 책에 소개된 두 기사가 벌인 결투가 프랑스에서 진행된 마지막 결투재판이기에 라스트 듀얼(최후의 결투)이라 명명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이 결투에서 어느 한쪽은 죽음을 맞이하기에 그에게는 이 결투가 라스트 듀얼일 것이다.
목숨을 담보로 한 결투.
두 기사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목숨을 담보로 한 결투를 별여야 했을까? 그리고 결투 결과에 따라 자신 또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검은 상복을 입은 한 여인의 사연은 무엇일까요?
무려 10년 전 어느 날 저자는 중세의 문서를 읽던 중에 장 드 카르주와 자크 르그리의 목숨을 건 결투재판에 대한 짤막한 내용을 보게되면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숨겨진 이야기를 알기위해 사료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0년의 노력 끝에 그 결과물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아쉽게도 두 기사와 여인에 대한 자료가 완벽하지 않은데다 결말이 상반된 내용 또한 존재하기에 대부분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일부는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형태의 소설로 탄생되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 책의 전개방식도 여타의 소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역사적 사실이기에 상당히 많은 자료와 사진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는데,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부분은 역사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고 현재에 존재하는 유물이나 공간적 배경에 대한 부분은 마치 저자가 쓴 여행기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는, 다소 색다른 소설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