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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텔카스텐 - 글 쓰는 인간을 위한 두 번째 뇌
숀케 아렌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인간희극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텔카스텐(ZettelKasten).
'메모상자'라는 뜻의 독일어라고 하는데, 다작의 신이라 불리는 독일의 사회학자 니콜라스 루만의 글쓰기 비법으로 메모를 활용하여 글을 쓰는 기법을 일컷는 말이라고 하며, 이 책은 그의 메모 기법을 통해 글을 쓰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하는것으로 시작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중요한 것을 남기거나 기억할 필요가 있을때 하는 행동인데, 보통 책이나 논문 때론 시험이나 과재 등을 위해 글을 쓰는 행위만을 중요시 여기고 그 외의 행위 즉 일상의 메모나 기록 등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글쓰기와 관련되어 출간되는 책들도 글쓰기의 구성과 관련된 문체나 구조 등의 형식적 요건을 알려주는 책이나 글쓰기라는 압박으로 인해 맨붕에 빠지지 않고 글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하는 심리적인 면을 다룬 책들이 주를 이루는데, 정작 책의 내용을 채워줄 재료를 모으고 가다듬는 방법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글쓰기를 위해 우리가 필요한것은 먼저 재료를 모으는 것이다. 즉 메모상자(ZettelKasten)를 채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인 것이다.
그럼 단순히 채우기만 하는 되는 것일까?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 중에서도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는 책들이 많다. 늘 자신과 가까운 곳에 필기구를 놔누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때마다 기록을 하고 모으라고 한다. 만약 이 책도 루만의 글쓰기 비법이 단순히 매모를 하라는 내용이었다면 저자의 연구 대상이 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되며, 나 또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메모를 남기는 것이 아니고 메모의 내용을 발전해 나가고 무수히 쌓인 메모를 연결시키고 관리하는 루만만의 특별한 방법이었기에 그만의 특별한 메모상자가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글쓰기의 시작은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른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임시 메모'를 작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상기시키는 정도의 기록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무언가를 읽을 때마다 그 내용을 메모로 남겨야 한다. 길지 않아야 하며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기록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제 이렇게 모인 메모들을 다시 살펴보며 자신의 생각과 관심사에 유의미한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보며 분류하고 각 메모에 자신만의 분류기호를 추가하며, 이렇게 메모들을 축적해 나가다 보면, 글의 주제가 정해지게 되고 그 주제를 향상시키게 되는 내용들이 모아지면서 초안이 만들어지게 되고, 편집과 교정을 통해 하나의 글이 완성되게 된다. 그리고 다음 원고를 찾아 넘어가면 된다.
글쓰기가 이렇게 쉬울리가...
없을것이다. 루만 교수가 글쓰기 비법으로 남긴 제텔카스텐(ZettelKasten)을 통해 수 많은 메모를 모았더라도 그것들을 제대로 연결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글쓰기로 마무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에 '성공적인 글쓰기에 이르는 여섯 단계'와 '네 가지 기본 원칙'을 통해 글쓰기의 마무리를 향해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남긴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해가 잘 안되는 곳이 있으면 여러번 읽어가며 내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내 자신을 발견해 준 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목표가 생기게 됩니다.
나도 글쓰기를 통해 책을 내야겠다는 목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