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센스 노벨
스티븐 리콕 지음, 허선영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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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센스? 넌센스? 난센스.

난센스...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이게 표준어인지? 보통 넌센스를 주로 사용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난센스가 표준어라고 하네요.

책 내용을 담기위해 저자가 일부러 '난센스'란 제목을 붙히지 않았나 여겼는데, 정말 난센스네요.

더불어 뜻도 찾아보니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평범하지 아니한 말 또는 일'이라고 하니 책 내용 또한 재미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책에는 스티븐 리콕이 지은 8편의 단편집을 모은 책입니다.

사후에 저자의 이름을 기른 '스티븐 리콕 유머상'이 생겼다고 하니 북미권에서는 꽤 이름있는 유머작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자의 소개글에 큰 기대를 안고 8편의 단편 중 첫 화인 [여기 해초에 묻히다]를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바로 뒷 표지에 담긴 '북미식 유머의 정수'에 대한 고민을 하게됩니다.



토크쇼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라고 여기는 북미인들의 감각이 담겨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사회자와 대담자 간에 오고가는 대화속에 숨은 또는 꼬여져있는 대화속에서 웃음의 의미를 찾는 북미식 유머, 그들의 웃음에 대한 감각이 우리와는 차이가 있어선지, 그들처럼 읽자마자 웃음이 나오지는 않더군요. 그저 아! 이게 북미식 유머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서 입가에 옅은 미소를 가지는 정도만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북미식 유머가 가장 잘 드러난 문장을 꼽자면 <1화. 여기 해초에 묻히다>에 담긴 글인데,

[ 내 앞에 서있는 선장은 서른에서 예순 사이의 건강한 선원처럼 보였다. 커다란 구렛나루, 무성한 턱수염과 두꺼운 콧수염만 빼면 깔끔히 면도한 얼굴이었다]

처음엔 그냥 무심히 읽어내려갔다. 뭔가 이상하기 한데 라는 느낌만 가진체...

그러다 다시 되돌아와 곱씹어 본다.

'서른에서 예순 사이의 건강한 선원', '커다란 구렛나루, 무성한 턱수염과 두꺼운 콧수염만 빼면 깔끔히 면도한 얼굴' 뭐 하나 잘못된 문장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치에 맞다고도 할 수 없다.

이런게 미국식 유머일까?

센스가 있다면 바로 웃게될꺼고, 좀 부디다면 뒤돌아서서 한참후에 웃게될거라 생각된다.

물론 북미인들이 그러하겠죠. 우리들은 약간의 미소 정도.

이런 북미식 유머들이 나머지 단편들에도 주욱 이어집니다.

1화에는 선원들 모르게 보물선을 찾아가는 선장의 비밀을 알게된 주인공이 조금은 황당하게 죽음을 맞게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선장은 보물을 독차지하기 위해 주인공과 함께 선원들을 몰래 죽이거나 해적들과의 싸움에서 힘이 빠진 선원들을 뒤로하고 통조림 52개와 과 맥주 52병을 가지고 보물섬으로 떠났지만 통조림 따개와 병따개가 없어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겨우 보물섬에 도착하여 보물을 찾았지만 그 보물들은 이미 자신들을 습격한 해적들이 가져간 상태인걸 알게됩니다. 그리고 선장과 주인공은 그 무인도 해변가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해초에 묻힌채...

2화에서는 똑같은 상황을 접하게 되지만 주인공의 행동이나 말투의 차이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결과가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세상의 비리와 인간사의 아이러니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3화에는 한 여인의 순애보를 보여주려는 의미인지 아니면 인간이 어리석음을 보여주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까운 여인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 외에도 살인사건을 다루거나 크리스마스 이브 한 농가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들이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등 북미식 유머가 뭔지 그 맛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단편들이 담겨있습니다.

웃음만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그저 한 순간의 웃음이 아닌 약간의 긴 여운이 느껴지는 글들의 모임입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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