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 도시를 둘러싼 역사 · 예술 · 미래의 풍경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서문에 담긴 글처럼 인간은 자연과 동화되지 못한 도시라는 인간이 만든 시스템 속에서 저주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도시라는 공간에 인간의 역사와 삶이 집약되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개념을 보면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를 하는데, 인간의 역사를 볼 때 도시만큼 인간의 삶을 온전히 담고 있는 것도 별로 없으리라 여겨지고, 저자들처럼 인간이 삶이 융화된 도시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가 담고 있는, 겉으로 보이는 현재의 모습만을 바로본 채 감탄만 할 뿐이죠. 서문에 담긴 저자의 마지막 글처럼 '잠시 느린 걸음으로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거대한 이야기의 도시를 성찰하고 관조하는 마음의 여행'을 떠나봅니다.



21곳의 방문 도시를 역사와 예술 그리고 미래라는 3개의 주제로 자신들의 방문한 도시들의 숨기고 있는 인간의 역사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도시가 품고 있는 인간의 역사와 삶은 유명한 건축물이 주제가 될수도 있고 때론 도시 전체가 숨은 이야기를 가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곳은 박물관에 그 이야기들이 모여있기도 하고 때론 구조물이 아닌 하나의 공간이 주인공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인문학이란게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대상이 되니 공간 또한 충분히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눈에 비치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저자가 전하는 내면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삶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동서양의 역사를 품고 있는 터키 이스탐불의 하기아 소피아 성당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활폐화된 콘스탄티노플을 제건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지혜를 담은 성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로 환상적인 소피아 성당을 만들었지만 훗날 오스만 튀르크에 의해 이슬람 성전인 모스크가 되었다가 그후에 박물관으로 사용되게 되었는데, 저자의 글에는 담겨있지 않지만 최근에 또 다시 모스크로 바뀐다는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나님의 성전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이슬람 성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건물이 겪은 운명이 인간의 삶만큼 우여곡절이 많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때론 베니스의 성 마르코 성당에 있는 한 조각상이 인간의 대표적인 예술로 볼 수 있는 영화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각인된 경우도 있는데, 성 마르코 성당의 장식품 중의 하나가 그 주인공인데, '황금사자상' 그 이름만으로도 무엇을 보여주는데 알것이라 생각된다. 베니스 영화제, 1932년부터 시작된 영화제로 이 영화제에서 주는 최고의 상이 '황금사자상'이다. 저자가 알려주시 전까지는 왜 이 영화제의 최고상이 '황금사자상'인지 알 수 없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수 있게 되었네요. 건축물과 조각상이 영화라는 예술과 연결되는 과정을 들여다 보면서 도시라는 인간의 만든 큰 구조물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며 그 의미가 뭔지 '미래, 도시를 만들다'편에서 그 의미가 다가옵니다. 벽과 바닥의 경계를 허문 미국 시에틀의 공공 도서관이나 정보의 왕국을 꿈꾼 페이스복의 도넛 모양의 사옥을 보면서 인문학의 경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리고 그 옛날 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바벨탑을 지은 인류의 힘이, 지금 끝없이 높이 경쟁을 벌이는 건축물들을 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도시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도시 인문학이 궁금해집니다.

도시 인문학. 풍경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아닌 인류가 만들어 낸 이야기를 이 책에서 즐겨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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