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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평점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났다.
책 제목에 '위태'와 '유산'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담겨있는데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진다.
일단 위태로울거라는 생각은 든다. 비록 가족이지만 무려 8명이라는 대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떠난 여행이기에 순탄하지 않는 여행이 펼쳐지리라 예상은 되는데 이들 가족 앞에 어떤 여행이 펼쳐질까? 그리고 다 때려치우고 떠난 이유 또한 궁금해진다.
'평생 캠핑카 타본 적 없는 아빠, 난생처음 미국에 가보는 엄마, 해외여행 자체가 처음인 큰 매형, 회사를 그만두고 떠난 큰누나, 과감하게 육아휴직 한 작은 매형,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작은 누나, 세상에 태어난 지 22개월밖에 되지 않은 조카 이삐, 그리고 학교 대신에 세상에서 배우며 자유롭게 사는 나.'
8명의 대가족이 미국 여행을 떠났다. 그것도 무려 40일간의 미국 횡단 여행을.
시작부터 위태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귀국비행기편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공항에서 발을 돌려야 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고, 가족끼리 크게 싸우는 바람에 여행이 없었던 일이 되는 일도 겪는다. 이렇게 출발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으니 '이번 여행은 첫 도착지인 샌프란시스코에 도착만 해도 성공'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이해가 된다.
첫번째 도착지인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고 첫날을 보내며 '여행 정말 잘 왔다'는 생각도 잠시, 시차탓에 모두들 겨우 4시간만 자고 일어난다. 결코 쉽지않은 여행을 알려주려는 걸까. 3주간의 긴 서부 여행을 위해 준비한 캠핑카 생활, 잠자리와 이동의 편리함 때문에 준비를 하였지만 전기와 물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생각하지 못한 불편이 이들을 반기기도 하고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준비한 토치가 말을 듣지 않기도 하고, 당뇨를 앓고 있는 엄마의 주사기를 깜빡하고 놔누고 온 탓에 2시간을 되돌아가 찾아오기도 하면서 40일간의 긴 여행이 시작된다.
처음엔 40일간의 가족 여행기가 담겨있는 책이라 여겼는데, 일반적인 여행기가 아닌 여행지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느낀 생각을 담은 글들이 담겨있다.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그 느끼는 감정은 같지않을것이다. 누군가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자연이 가진 위대한 힘을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게 어떨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위대한 자연을 보면서 이것을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같이 하기도 한다. 그리고 장인장모와 사위, 처남과 매형사이, 비록 가족이지만 조금은 어색한 사이다. 그리고 3부부가 모인 탓에 부부사이에 투닥꺼리는 일도 생긴다. 이런 어색하고 때론 가깝기 때문에 생기는 일들을 겪게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고 때론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도 생긴다. 하지만 40일이라는 길게만 생각되던 여행이 어느새 끝이 다가올 즈음에는 아쉬움이 다가오게 되고 여행이라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들은 가족의 사랑을 더욱 느끼게 된다.
가족의 사랑.
제목에 담긴 유산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비록 위태롭게 시작된 여행이지만 그 끝은 가족의 사랑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기게 되었으니......
유산.
딸들과 아들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주어야 하지?
50이 넘은 아버지의 유산에 대한 고민이다. 나 또한 나이가 되다보니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는데, 이에 대해 '살아있을 때, 자식들에게 기회를 주며 화합한다면 그런 투자가 더 좋지 않을까? 그래서 앞으로도 이번 여행 같은 시도를 계속할 계획이다.'라는 답을 얻은 아버지의 글에 많은 공감이 간다. 나 또한 물질적인 유산보다는 가족의 화합이라는 유산을 받았으면 지금보다 더 괜찮은 삶을 살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 아들들에게 물질적인 유산보다는 가족의 화합과 사랑이라는 유산을 남겨줘야겠다.
'8명이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여행을 떠난 이유'가 뭔지 알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