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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변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3월
평점 :

모든 것의 기본은 오늘이 죽을 날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 말은 이 세상의 단 하나의 진리이지 않을까.
생명을 가졌다면 언젠간 죽음을 맞이한다. 천년을 살던 단 하루를 살던 죽을 날은 오늘이며 하루를 살아가는 것 뿐이다. 그저 하루가 지나면 그 다음 하루를 사는 것이고 그리고 또 다음 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이런 하루를 살아가기에 우리는 어떤 하루를 살아야 할까?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나의 죽음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여겼는데, 내가 죽을 날이 오늘이라니...
앞으로 사흘 뒤면 열여덟살이 된다.
하지만 그 날이 올지 모르겠다.
주치의가 주인공에게 앞으로 살 날이 이틀에서 사흘 정도 남았다고 한다.
뭘 해야 할까?
5년 전 병원에서 첫 번째 룸메이트였던 환자에게 들은 '그랜드 호텔'로 가는 죽음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비행기를 타고, 열 살 소년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그리고 배를 타고 저 멀리 그래드 호텔이 있는 작은섬이 보이는 어느 한 섬이 등대 앞에 도착한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만이 모이는 섬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이 시한부 판정을 받는 이들이 오면서 그의 죽음 또한 한발 다가오는데...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모든 것에 맞설 수 있다.
아기를 가진 소녀는 소년에게 아기를 맡긴다. 소년은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다.
그리고 소년은 아기와 함께 섬을 떠난다.
"그래 한번 해 보자."
푸른 세계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소년은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떠나 보내고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맞으면서 자신이 리더로써 온 세상에 알려주고픈 규칙을 정한다.
"당신에게 가르쳐 준 모든 규칙을 잊어라."
"당신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고, 당신 자신의 말을 정의하라."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혼돈.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 무질서.
이것이 푸른 세계일까?
아기를 가진 소녀가 전한 라파엘 알베르티의 시 한 구절에 등장하는 푸른 세계.
우리는 어떤 하루를 살아야 할까?
내가 죽는 날은 오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