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 내 기억이 찾아가는 시간
하창수 지음 / 연금술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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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迷路).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길.


[미로]는 시간과 죽음에 관한 소설이다.

작가의 머릿말에 담은 글인데, 시간과 죽음에 대한 수수께끼는 아무리 궁리해도 풀리지 않음을 알리기 위해 알리기 위해, 출구없는 미로속으로 들어간 주인공'미로'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의미를 전하려고 하는 것 같다.


우주로 가기위해 사이드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비행선으로 향하던 중 폭탄테러 위험에 처한 순간 미로는 죽은 아버지를 보았다. 무려 11년 전에 죽은 아버지를 본 것이다.

그리고 정말 아버지라고 믿게 만든 목소리를 들었다.

'아무도 널 위해 기도해 주지 않아.'

어떤 의미일까?


미로의 아버지는 '죽은 사람의 혼령과 만날 수 있는 장치 :ADM'를 개발하던 중 미로가 열한 살 때 의문사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 또한 그가 네 살 때 세상을 떠났고, 그가 좋아하던 동갑내기 여자친구는 스무 살 때 희소병으로 죽게된다. 자신을 사랑하던 그리고 사랑했던 이들이 죽음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의문이 인생이 화두가 된다.


미로는 오래된 기록을 저장해 두는 아카이브 DB위성에 접속하여 아버지가 기록한 정보의 흔적을 들여다 보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던 중, 아버지가 미로에게 '파일를 첨부하니 읽어보길 바란다.'라는 메시를 보낸 메일를 발견하게 된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14년 전에 보낸 메일이 2041년 11월 1일에 도착하도록 보낸 메일이다. 유명한 해커인 친구 큐릭의 도움을 받아 첨부 파일를 열고 아버지의 소설처럼 보이는 글을 읽는다.


정말 미로처럼 이야기가 흘러간다. 

어디선가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2041년이라는 근미래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기에 아직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기 위해 [인터벤션]이라는 이름으로 내레이션이 등장하지만(저자는 아니라고 하지만...), 길을 찾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길을 찾는다.

'모든 걸 기억하는 남자의 죽음'


미로라는 소설의 제목처럼 흐름을 찾기가 어렵다.

종이에 인쇄된 미로찾기라면 전체를 볼 수 있기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짐작을 할 수 있지만, 전체를 볼 수 없는 실재의 미로에 들어섰다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을거다. 그리고 설사 미로를 빠져나왔다고 하더라도 미로의 모습을 알 수는 없을거다.

그리고 내가 찾은 '모든 걸 기억하는 남자의 죽음'이란 길 또한 누군가에겐 막다른 길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전하려는 건 이것일까?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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