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 그저 함께이고 싶어 떠난 여행의 기록
이지나 지음, 김현철 사진 / 북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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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여행.
별로 생각해 보지 않은 여행이다. 여행이라면 설레여야 되고, 활기차야 되고, 즐거워야 되는게 여행인데, 지루한 여행을 떠나기를 바라다니... 노년의 나이에 움직이는게 마음같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된 여행이라면 모를까?
아직 젊은 나이의 부부가 바랄만한 여행은 아닐텐데...
그 바람이 시작된 날은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집 앞 작은 골목 하나를 천천히 걸어 집에 오던 날이었다. 아이가 엄마와 함께 골목을 처음 걸어서인지 골목에 있던 모든 것들에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넨다. 흔들리는 나뭇잎에, 지나가는 고양이에, 작은 돌맹이에 그렇게 눈에 띈 모든 것을 궁금해 하고 항걸음 한걸음 경탄과 설램으로 걷다보니, 혼자였다면 빠른 걸음으로 10분이면 될 거리를 두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날 이것이 여행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지루한 여행을 바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여행이 가족과 함께이기를 바라고 있다.

가족과 함께.
21살에 만난 남편과 친구로 지내다 20대의 마지막 해에 결혼을 하고 두 해가 되는 가을에 부모가 된다. 그렇게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를 하면서 행복해져 감을 느끼게 되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더해져 간다. 돌이 지나 15개월이 지났음에도 쉬이 걷지 않던 아이가 여행 3일전에 엄마의 눈 앞을 스윽 걸어가던 모습에 이들 부부가 기뻐하는 모습이 선하게 눈에 그려지네요. 이렇게 부부와 아이가 떠난 첫 번째 여행을 시작으로 이들은 무려 15개국, 서른 곳이 넘는 도시를 여행했다고 한다. 그것도 직장을 다녀야 하는 탓에 휴가와 연휴기간을 이용해서만 다녔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네요.

이 책에 담긴 모든 글에서 행복이 느껴진다.
서로 모르는 남남이 만나서 부부가 되는 인연에서도, 임신과 육아를 하면서 부부와 아이가 지내는 일상에서도 그리고 바쁜 일상을 쪼개어 떠난 여행에서도 행복이 느껴진다. 아마 함께 있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가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 함께 있기 위해서 겪는 그 치열한 간절함이
  결국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닐까. ]
책에 담긴 이 문장을 보면서 행복은 결코 혼자만으로는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있기 위해 정말 간절하게 노력을 해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 그저 함께이고 싶어 떠난 여행의 기록 ]을 담아둔 책이기에 비록 저자와 독자라는 관계이지만 함께이기에 행복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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