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조선의 잡지 [소소의책]

조선의 잡지 - 18~19세기 서울 양반의 취향
진경환 지음 / 소소의책 / 2018년 7월

책 표지에 큼지막하게 적힌 18~19세기의 양반의 취향. 그것도 서울 양반의 취향을 담은 책인데, 책 제목이 조선의 잡지다.

그런데 '잡지'라는 단어에 눈이 가네요. 잡지가 다루는 내용이 천차만별이라 그 내용을 가늠할 수 없겠지만 '양반의 취향'이라는 문구에서 양반의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나 싶어 관심이 가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하네요.

뒷 표지의 글에서 [경도잡지]라는 조선시대 서적의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보는 책인데, 조선시대 최초의 세시풍속지로써 정조때 북학파 학자인 유득공의 저서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의 풍속편에 담긴 내용을 뼈대로 해서 그 동안 자신이 모은 자료들과 함께 이야기로 풀어나간 책으로 그간에 소개된 풍속편의 오류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고 하며 일반 대중들은 물론이고 전공자들에게도 도움을 주기 위하여 거의 1,000개에 달하는 주를 달았다고 하니, 책에 담긴 내용이 얼마나 충실할지 느낌이 오네요.

경도잡지-풍속편에는 건복, 주식, 다연, 과과...라는 19개의 항목을 소개하고 있는데,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알기 어렵네요.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 또한 그러하리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이런 독자들을 위해 19개의 항목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를 전달하고 흥미를 돋우기 위해 저자 나름의 제목을 붙혔는데, '1.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7. 서재에 사는 네 친구, 19. 투전판 타짜들'처럼 제목만으도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지 느낌이 오네요.

잡지라는 제목답게 양반들의 사생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네요.

양반이라면 겉모습에서 가장 먼저 보여지는 것이 머리에 쓰는 망건이나 갓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신발, 옷, 부채와 장옷 등 양반으로써 갖추어야 할 세세한 것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데, 그 동안 수박 겉 핧기식으로 알고 있거나 잘못 알고있었던 것들에 대해 새로이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두루마기라는 건 양반의 겉옷이 아니라 서민들의 옷이고 양반들의 겉옷은 도포가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 이런 일반적인 상식의 오류외에 재미있는 어원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데, 피맛골이라고 해서 지명 정도로만 여겼는데, 사실은 자신의 위세를 보여주기 위해 거리에서 길을 비키라고 떠드는 양반의 모습을 보기 싫어 피해다녔던 길이라고 하네요. 이런 이야기 외에도 양반의 기르던 비둘기에 대한 내용까지 우리가 찾아보지 못해 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 서울 양반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