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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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나비같은 느낌이 드는 단어다.
어떤 의미인지 들여다보니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하는 스와힐리어인데 '천천히'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럼 책 제목이 [천천히 아프리카]쯤 되겠네요.
아프리카를 천천히 돌아다녀 본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표지글에 있는 글처럼 정말 '새내기 특파원의 좌충우돌 아프리카 여행기'더군요. 대학 졸업 후, 기자 생활을 이어가는데 반십 년 정도 일하다 보니 지금 살아가는게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아프리카 순회특파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글에 자신의 삶에 던진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떠난 아프리카의 여정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저자는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든 폴레폴레 간다면 괜찮다는 것'이라는 삶에 대한 하나의 답을 찾았다고 하네요. 아프리카 여행에서 그녀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들여다 보고 나 또한 그녀의 여행기에서 어떤 하나의 답을 찾을지 궁금하네요.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동/남 아프리카 8개국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특파원이라는 공적인 것으로 떠난 길이기에 여행객의 입장이 아닌 눈으로 아프리카를 바라본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첫번째 방문지는 에티오피아입니다.
아프리카라는 이미지 탓인지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은 가난이네요.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호객을 위해 달려드는 인파나 소매치기, 물건을 팔기 위해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어린이들 그리고 툭하면 끊어지는 정전에다 수도 사정 등 비록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불과 몇 십년전의 우리나라의 모습인데 조금은 낮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속에서도 정이 느껴지고 그들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건 왜 일까요?
"약자를 보면 돕고 싶어,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 무엇이든."이라고 말하는 에티오피아 게스트하우스의 매니저인 오바마를 닮은 페나의 말에서, "한국이 우리를 기억해 주길 바라지 않아... 그저 죽기 전에 한국에서 돌봤던 고아 아이들을 한번 만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한국전 참전용사인 메르샤 할아버지. 이렇게 첫번째 방문지에서는 그들의 삶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을 느껴보게 됩니다.

폴레폴레 아프리카를 취재하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줄만 알았는데, 내전 중 유엔의 중재로 잠시 평화협정을 맺어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남수단의 평화콘서트와 한빛부대를 취재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느껴보기도 하고, 르완다에서는 종족간 다툼으로 수십만명이 집단으로 학살된 현장과 자신들의 아픈 역사를 봉합하고 화해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통일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네요.

문득 저자가 찾았다는 삶의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든 폴레폴레 간다면 괜찮다는 것'
아프리카에 사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서 그들의 삶이 우리보다 녹록치 않지만 그들 또한 자신들의 처지를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고 행복을 찾는 다는 것이다.
우리 또한 다른 이들의 눈에는 이들과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다가올 길이 어디일지 모르지만 폴레폴레 가다보면 괜찮아질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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