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13호
송지우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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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브 북스“라는 잡지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 잡지가 눈에 들어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지금 치르고 있는 총선. 이번호의 특집 주제가 “민주주의와 선거” 였기 때문이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갈 수록 민주주의에 대해 많이 생각케한다.
학창시절에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점에 대해서만 열심히 배웠던것 같은데, 내가 느끼는 요즘의 정치는 왜 점점 후퇴해가는 느낌인지..?라는 의문이 부쩍 드는 요즘이기에 그러했다. 내가 정치라는 본질을 너무 나이브하게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서울 리뷰 오브 북스>에서 다루고 있는 책들이 궁금했다.

민주주의그 자체를 부정하는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라는 책부터 정당정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지역정당”까지. 생각보다 민주주의라는 체제의 문제점과 우리가 가지는 인식의 오류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현대 정치를 짚는 책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재밌는 점은 어떤 책도 현재 정치 즉 민주주의 체제 및 그것을 유지하는 도구적 수단으로써의 선거에 대한 이슈를 제기하지만, 대안에 대해서는 깊게 언급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제목부터 강하게 나오는 “민주주의에 반대한다”에서 에피스토크라시, 대의 민주주의를 말할뿐. 다만 그 부분도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체 우리의 역사에서 다양한 정치 체제를 거치며, 현재 취하고 있는 방식은 아마도 가장 나은 방식이였기에 그럴 것이다. 경험을 통해 그것이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기보단 최악을 막기위한 수단인셈인지도. 
 한편 정치 그 자체에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방향을 찾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의 인식변화도 중요하다는 것을 “민주주의 공부”, “존중받지 못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다루고 있다. 차이에 대한 인식.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등을 말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 중 인상적이였던 책은 작년 베스트셀러 였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언급하는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꽃은 이미 거기에 있다’라는 파트. ㅎㅎ 이 글을 쓴 ‘정우현’ 작가님은 ’T’이신듯.ㅎ. 
 이 글에서 인상깊게 다가온 부분은 <우리가 생명을 분류하는 방식은 과학을 통해서 이지만, 그 방식이 가장 좋은 방식도, 언제나 타당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부분 역시 자연을 인간 중심에서 바라보는 관점일뿐. 그 역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언급했던 우생학과도 맞물린다. 인간중심의 사고. 그것이 물고이이든 조류이든 얼룩말이든 명명하지 않아도 자연은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움벨트라는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개념의 중요성 p.181‘라 한다.    인간중심의 움벨트. 이 인식 자체를 인간은 조심스럽게 되돌아봐야하는 것 아닐까 라고 짚는 글쓴이의 말은 내가 당연히 생각했던 자연에 대한 나의 생각을 뜨끔하게 했기에.

이밖에도 박찬국 교수님이 짚으시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라는 책의 모순들. 광해군에 대한 공과를 폭넓게 말하는 조선 국가론(충과 효가 대립되는 부분이 생각치 못한 관념의 대립이 꽤나 인상적)을 향하여, 석유경제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중동 관련 이슈등에 대해 말하는 ’석유 이후의 결프 경제‘등등.
 여러 독서가들이 책을 읽을 때 비판적으로 읽으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읽기가 쉽지 않다ㅠ 일단 저자보다 아는 것이 없고, 그렇기에 책에서 주어지는 정보만을 이해하기에도 급급하기 때문에.  하지만 이렇게 책 그자체에 대한 글이 수록된 간행물을 읽으며, 오호라. 책속에서 이런 면면을 보기도 하는구나, 이런 모순이 있구나 등의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그래도 여전히 비판적으로 읽기는 어렵겠지만..)
그래서 이번 호의 내용들이 내가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했지만, 여러 리뷰를 읽는 것이 책을 읽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느꼈달까.ㅎ 

굿굿.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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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심장부에서 - 대검찰청 감찰부장 한동수의 기록
한동수 지음 / 오마이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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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표지의 글귀가. 내게 저자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였지만(한동안 정치관련 이슈에 눈귀를 닫고 살던지라..), 표지를 보는 순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목에서 검사라는 단어를 지우고 각 표현을 본다면, 사실.... 조직폭력배를 쉽게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전 판사이자, 검사라는 조직에서 감찰부장으로 일했던 한동수 현 변호사의 기록이다.

저자는 판사로 재직했었고, 이 후 변호사로 활동 중 검찰에서 감찰부장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여직 자신이 공직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당시 윤석렬 검찰총장 시절, 윤석렬이라는 사람은 잘 몰랐으나 그가 가진 강직함이라는 이미지를 믿었고, 검찰 개혁이라는 부분에 어느정도 긍정적 측면이 있었기에 원서를 넣었다. 이 책은 그 이후 저자가 검찰이라는 조직의 한가운데서 홀로 고군분투하며 원칙에 의거하여 감찰부장으로써 행했던 모든 행위에 대해 철저히 외면당했고, 고립당했던  2년 남짓의 기록이다.

읽는 내내 뭐지? 싶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검찰이라는 조직이 정말 이정도였던가? 

그들 스스로의 잘못은 '절대' 인정하지 않으며, 잘잘못을 가려서 법앞에 시시비비를 가려야하는 집단이 자신이 말그대로 그들이 '찍은'사람을 사냥하듯 쫒으며, 언론과 유착하여 여론몰이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기술을 쓰고, 판사 및 일반인 사찰, 감찰 방해, 집단 내 다른 의견을 가진 검사를 따돌리는 것은 공공연하며, 협박성 발언, 거짓말 등등등!  우리가 학창시절 도덕시간에 소위 '악'의 행위라고 분류하고 있는 모든 행위가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집단이였다. 그것도 검찰 총장의 지위아래. 검사동일체라는 미명하에. 하..
책에도 쓰였지만,  영화 서울의 봄' 속의 하나회의 모습 그대로랄까. 그렇기에 표지에 쓰인 쿠데타라는 단어는 그저 웃음으로 읽히지 않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오래전부터 계속 논의되는 검찰개혁은 대체 왜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는지 답답해졌다. 대체 왜! 이토록 적나라하게는 아니겠지만, 입법부 즉 국회에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사실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수사권과 공소권등 그들이 가진 권력을 통한 저항 및 협박을 통한 폭력성, 그에 반하는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부족 등을 말하고 있지만, 나는 결국 의지의 문제이지 않은가 싶다.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그리 많은대로(사실 국회에서 몰랐을 수가 없지 않은가) 여적 못했다는게 그 결과이지 않나. 아니면 그들도 여전히 후배(?)들의 입장에 서있는 것인가?하는 의구심까지 일정도.

사법부는 사회의 가장 근간에 서있는 부서이다. 그런 부서의 힘이 공정할 때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지, 어느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강해질때, 그것은 국가 기관이 아니라, 그저 그들의 이익을 위한 조직폭력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나는 법에 대한 부분은 알지 못하지만, 법조인으로 검찰의 가장 중심부에서 쓰여진 저자의 기록은 사실이기에 더 섬뜩했고, 두려웠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사람은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그저 웃어넘길일은 아니라는 말.

추천.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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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 역전 흥부, 당찬 춘향, 자존 길동, 꿈의 진실게임, 반전의 우리고전 읽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2
유광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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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앞에 붙는 욕망이라는 단어. 묘한 느낌이였다. 뭔가 알것 같기도, 모를것 같기도 한 그런 느낌? 그리고 책 속에서 다루는 고전을 보고서는 아항~ 싶었는데, 읽다보니, 고전속에 숨어있는 내용이 이리 많을 줄이야, 싶기도 했고, 오호라~ 싶기도 했던 책이다ㅎㅎ 그리고 구운몽이 이렇게 심오한 작품이였나..싶은 생각까지.
책은 흥부놀부전, 춘향전, 홍길동전, 구운몽을 통해 우리의 고전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중 나에게 제일 신기하고도 놀라웠던 작품은 흥부놀부전이였다. (흥부놀부전이 제일 예상치 못한 내용이 숨어있어서 였달까..)

첫 작품. 흥부놀부전.
권선징악, 착한이는 반드시 복을 받는다.는 교훈으로만 알고 있고, 우리 모두 알고 있는 흥부놀부전.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고전을 나는 책으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원전 그 자체를 말이다. 유치원, 아니 그보다 어렸던 시절 글자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읽어주는 그림동화로만 접했었다. 그런데 이 고전속에 그리 많은 내용이 숨어있을 줄이야.
저자는 흥부도, 놀부도 욕망에 사로잡힌 존재라고 한다. 누구는 옳고, 누구는 그른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욕망이 보이는 스토리라는 것.   놀부가 부자고, 흥부는 가난했다는 배경지식’만‘을 기억하는데, 사실 놀부와 흥부의 부모는 두형제에게 그리 남겨준 것이 없었다. 놀부는 노력(어짜면 악독?)했고, 그렇게 돈을 벌었고, 유지했기에 부자가 되었고, 흥부는 그저 사람 좋은 사람으로만 살았으니 가난했다. 생각해보면, 내 가족 중 흥부 같은 이가 있다면 나는 아마 속터져 죽었을 것이다. 
 그런 흥부가 하는 유일한 돈벌이는 남의 매를 대신 맞아주는 것일뿐. 스스로 농사를 짓지도,  경제력을 갖기위한 다른 행위를 하지 않는다. 이것은 곧 흥부의 무능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상태속에서도 그는 그저 남좋은 사람일뿐. 이것은 흥부의 욕망이다. 좋은 사람, 선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는 이런 흥부놀부전에에서도 행운을 나타내는 제비가 주고 간 씨앗, 박에 대한 부분이 가장 놀라웠다. 박이 보여주는 흥부와 놀부의 욕망을 저자는 도박에 비유한다. 좋은 것이 나오든, 나쁜것이 나오든 끝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 보였던 두 형제의 행위가 그들의 생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서 였을까. 우리 모두에게는 흥부의 모습도, 놀부의 모습도 있다. 어떤 모습이 조금 더 부곽되느냐의 차이일뿐. 그렇다면 나는 흥부에 가까울까? 놀부에 가까울까. 놀부의 경제력에 흥부의 마음을 갖고 프다면 이건 나의 욕망이려나. ㅎㅎ
어렸을 때 읽은 동화가 나이들고 보니, 세삼 흥부가 이렇게 한심하게 보일 줄이야 싶었던 파트. ㅋ

그리고 세삼 변학도가 불쌍해졌던 춘향전. 춘향전이 당시 여성이 꿈꿨던 여성의 로망이였다면, 아마도 홍길동전은 당시 남성이 꿈꿨던 남성의 로망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춘향전이 당시 박색해서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아 자살한 기생 춘향의 원혼을 달래기위한 굿에서 비롯된 이야기라니. (그래서 춘향전 스토리에서 춘향이 그리 빼어난 미모로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_+)
춘향전에서 우리는 춘향이의 절개와 이몽룡의 사랑을 그리지만, 사실 변학도는 탐관오리였는지도 정확치 않고, 그랬다면 암행어사로 왔던 이몽룡은 그 지방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하는데, 말그대로 ’춘향이‘만 구했다는 구절에서 실소가. ㅎㅎㅎ 또한 양반인 이몽룡과 당시 가장 천한 계급의 기생인 춘향이가 결혼을 해 ’정경부인‘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생각해보면 요즘의 신데렐라 스토리보다 더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마치 여성 서사의 역성혁명같은 느낌이랄까. 

이와 유사하게 책에서 다루는 홍길동전 역시 그러하다. 홍길동은 호형호제를 할 수 없어 집을 나간것이 아니라, 목숨의 위협으로 인해 집을 나갔고, 활빈당을 만들어 도적질을 하여 불쌍하 이들을 돕지만, 이것은 홍길동의 욕망이다. 그가 그렇게 명성을 떨치고 왕 앞에 나아가 벼슬을 제수 받고, 이나라를 떠나 당시 잘살고 있던 율도국을 무력으로 점거하여 살았던 이후의 스토리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저 형보다 우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라의 주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  

그렇기에 나는 춘향이는 당시 천민 또는 양민 여성의 꿈이고, 홍길동은 권력을 가지고 픈 남성들의 꿈이 고스란이 녹여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두 작품 모두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편 제일 어려웠던 파트는 구운몽. 구운몽에는 유가사상, 불가 사상이 모두 담겼고, 결국은 각기 달랐던 성진과 양소유의 삶의 순환 윤회를 통해 욕망했던 삶을 살았던 그 둘은 결국 성진이곧 양소유이고, 양소유가 곧 성진임을 말하고 있었다.그렇기에 어느 한쪽만이 ‘나’라는 존재를 오롯히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나를 한정짓는 요소를 가지지 말것이며, 또한 가짜와 진짜의 구분 또한 사실상 무의미하다 말한다.  이런 구운몽을 저자는 ‘깨달음의 텍스트’라 말한다. 사실 구운몽에는 불교철학에서 말하는 윤회, 공의 철학이 담겨있는데, 사실 그 부분이 꽤나 어렵고 심오하다. 그런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 구운몽인셈. (그래서 제대로 알려니 어려웠던 걸까.ㅎ)

고전의 이야기 속에는 당시 다수의 사람들이 꿈꿨던 욕망이 담겨있으면서도,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도 담겼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우리 역시 그런 욕망과 사람됨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 중임을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지금의 드라마에서도 아주~ 자주 등장하는 ‘나를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너뿐이야’라는 대사가 보여주는 신데렐라 스토리, 개천에서 용이 나와 멋찌게 재벌가를 무너뜨리는 스토리. 
모두 춘향전속에, 홍길동전속에, 흥부놀부전 속에 담겼다. 그러면서도 구운몽에서 말하는 ‘나’라는 존재를 한정짓지 말라는 인간에 대한 스토리 역시. (요즘 회귀물이 많이 나오길래.ㅎㅎ)
뭔가 소재나 말투만 달라졌을 뿐, 이야기는 돌고돌아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책.
 
재미나다.
고전 비틀어 읽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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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칼로레아 철학 수업 - 논리적 사고를 위한 프랑스식 인문학 공부
사카모토 타카시 지음, 곽현아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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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칼로레아“ 나는 이 프랑스 졸업시험을 알고 있었다.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시험인데, 이 시험의 주제가 발표되는 날, 많은 프랑스 인들이 이 주제를 놓고 토론한다고. 사실인지 여부는 이 책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나는 꽤나 그 사실이 멋져보였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은 불수능이냐, 물수능이냐등의 난이도나 결과만 이야기 할 뿐, 시험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는데, 프랑스는 한 주제를 놓고 시민들이 토론을 한다니… 그렇다면 그 시험은 대체 어떤 시험인지, 구체적으로 궁금했다.

이 책은 프랑스 졸업시험인 바칼로레아에 대해 어떤 시험이고, 이 시험의 목적, 그리고 말그대로 주제에 대해 나의 논거를 풀어가는 과정에 대하여 어떻게 사고를 발전시켜,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 졸업한지 백만년이 지난 나로써는 요즘의 교육과정을 잘 모르지만, 나는(라떼는.ㅎㅎ) 전문적인 논술 교육을 받아본적이 없다.  또한 철학은 윤리과목 중 말그대로 그들의 역사(지식)만을 배웠을 뿐, 철학적 사고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배운적이 없다.(있는데, 기억이 안나는건가….)…ㅠ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를 준비하는 과정은 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사고의 틀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분석(단어의 정의, 표현의 정의, 세부내용에 대한 분석, 질문의 변환), 구성 즉 도입, 전개, 결론의 형태를 띄도록 한다. 그리고, 그 구성에 따라 나의 논거를 풀어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수정이 될 수 있으나, 맥락의 흐름에 어긋남이 없는 선에서 이뤄져야 하며, 중간에 철학사상에 대한 인용이 포함되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단순한 철학사상에 대한 인용이 아니라, 그 인용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인용 그자체의 적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책은 실제 바칼로레아에서 출제되었던 문제의 일부를 통해 실제 논거를 풀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읽고 있다보면 와.우 싶었다. 나의 논리를 상대에게 설명한다는 것은 이런것이구나..라는 꽤나 체계적인 설명을 처음 들어봐서 였을까. 

그렇다면 프랑스 치르는 이 어려운 시험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수의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고 표명하여 행동함으로써 민주주의 이념이 실행되도록 함에 있다. 즉 비판적 사고를 하는 시민의 힘을 길러내는 것.
이 시험을 치르기위해 중 고등학교의 철학, 논문 수업을 통해, 철학자들의 사상을 배우고, 그들의 사상을 깊이 사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차이에 대한 관용 즉 반대 의견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그들의 타당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편견에 갖힌 사고를 벗어나,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당장의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동물로,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살아갈 힘을 기르는 교육인 것이다.

하지만  이 시험 역시 프랑스에서 그 목적한 바대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고득점을 위해 철학자들의 사상을 단순이 외우거나 짝퉁 변증법의 도식에 사고를 밀어넣은 정도라고 하니.. 아마 우리나라에 이 시험이 도입된다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긴하다. 사교육에서 특정 질문들에 대한 틀을 만들고 달달 외우고 있진 않을지..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런 교육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휴대폰을 통해 발전된 뉴 미디어. 각종 앱의  알고리즘으로 인해 사고의 편향은 물론 그런 편향이 더더욱 심해지는 요즘, 이런 수업, 이런 시험이 가지는 본래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사고의 관용, 비판적 사고의 힘에 대해서 말이다.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고, 조금이라도 편견을 벗어나, 나의 사고를 자유롭지만 논리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 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일까.

성인에게도,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책.

굿.


“철학 교육은 어떤 능력을 기르기 위한 것일까요? 최종 목적은 ‘의문을 품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배려심과 분석력, 자립적인 사고’를 키우는 것입니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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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의 법칙 - 충돌하는 국제사회, 재편되는 힘의 질서 서가명강 시리즈 36
이재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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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서가명강 시리즈이다. 부제가 “충돌하는 국제사회, 재편되는 힘의 질서”를 보고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학과의 강의인지가 가늠이 되질 않아서… 
 결론을 말하자면 법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제법. 법과 지배라… 사실 저자도 설명했지만, 우리의 삶과 법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이다. 우리 행동의 모든것이 법과 규칙으로 점철되어 있으니까.  그렇다면 국제법은?
 
국제법의 시작을 저자는 1648년 베스트팔렌조약 이라한다. 베스타팔렌조약은 독일에서 구교와 신교의 30년전쟁을 마치는 평화협정이였으며, 정교일치 사회였던 중세를 벗어나, 국가라는 개념을 확립하고, 각 국가의 왕과 그 관계를 규정하는 조약이였다고 한다. 그렇게 국가간 협약이라는 개념의  최초 시발점이 베스트팔렌 조약이며, 지금까지도 그 협약 하에 전세계의 국가는 ”각 주권 국가로써 의사결정을 하고 분쟁을 겪는p.36“것이 바로 이 체제 하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400년간 이어진 이런 국제 협약 속에서 현재의 분쟁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를 놓고 보면, 소리없는 아우성이라는 말이 딱 맞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각자가 당위성을 찾는 싸움이랄까. 미중전쟁, EU 와 러시아간 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전쟁, 중국과 대만간 이슈. 이 모든 것이 국제법 하에 패권을 둘러싼 각자의 행위에 대한 당위를 찾는 싸움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ICJ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제노사이드 협약위반으로 제소했다. (사실 무력침공 이지만 무력침공으로 제소하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한다. 당연히 러시아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기에 제노사이드로 제소를 한 상황) 두 국가는 무력으로도 싸우고 있지만 ICJ에서 국제법으로도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크라이나가 이긴다면, 러시아는 협약위반이되고, 타 국가가 이 전쟁에 개입할 빌미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저 재판역시 양국모두 치열할 수 밖에.

그렇다면 이런 국제법은 국가간의 무력, 이권 등에서만 유효할까? 기술의 발전으로인한 국경이 모효해지는 요즘 국제법도 다양하게 변해가고 있다. 특히나 디지털 관련 이슈. 디지털 범죄는 국경이 없다. 피싱, 사기, 데이터유출, 요즘 가장 심각한 사회 이슈로 떠오른 디지털 성범죄 등이 그러하다.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기에 국제사법 공조, 범죄인 인도 조약, 범죄정보 공유 등을 통해 국경없이 밠생하는 범죄에 대해 국가간 긴밀한 공조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협약이 “부다페스트 협약” 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국가간에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공조하리라 생각했는데, 협약이 있고, 우리나라도 현재 구체적인 가입방안을 협의중이라하니,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 맞도록 국제법 역시 변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기에 권고나 외교적 압박 외에는 큰 방법이 없다는 점.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우주에 대한 국제 협약이였다. 일전에 김상욱 교수님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지금 외국에서 우주 연구를 하는 것을 보면 대항해 시대가 떠오른다고 이야기하신 적이 있다. 이 파트가 그 말을 떠오르게했다. 
 디지털 사회를 넘어서 AI,스마트카 등등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 등 우리에게 가장 필수인 광물의 선점을 위해 우주 활동 분야에 미국, 중국, 소련, 유럽 등은 엄청나게 투자를 하고 있다. 자본이 가지는 힘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기술, 우주 활동을 위한 기술발전 역시 소리없는 전쟁터이다. 
이런 우주분야에도 협약이 있다. 가장 최초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우주조약. 이 우주조약은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 시 만들어졌으나, 현재 우주활동을 하는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 조약의 가장 큰 원칙은 ”국가가 우주를 소유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소유는 못해도 누군가 어느 행성에 도착하여 뭔가를 시작한다면, 글쎄…. 소유와 개발은 또 다른 개념이니 어마어마한 이권이 달려있다면  결국 당위성에 대한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겠지. 싶긴하다. 그리고 요즘은 스페이스X와같은 민간기업 역시 우주산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기에 특정회사의 이권을 국제법 또는 협약에서 어떻게 볼지도 또 한 이슈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대한민국은 뭐하고 있나-_-;;

여전히 총칼을 통한 분쟁이 있기도 하지만, 지금은 법을 통한 싸움 역시 치열하다. 그것은 곧 생존경쟁이면서, 이권경쟁의 치열한 싸움이다. 이 싸움의 승자는 결국 자국의이익과 당위성을 모두 가져갈 수 있는 결과를 얻는다. 그러니 이겨야 한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그래서 국제법이 중요한 셈.
그런 국제법을 악용이 아니라, 이용을 통해 우리 역시 대비해야 할 현실이고 미래임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굿!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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