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0
안네 프랑크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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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었드랬다. 그런데 중년이 된 지금 다시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다니. 내 인생의 유일한 책일 듯. 두번을 읽고, 두번 다 그 감상을 쓰게된. 당시에 어떤 감정이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냥 어린 여자아이의 일기를 읽는 느낌 외에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이 일기의 주인공인 안네가 끝내 발각되어 끌려간 수용소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는 충격, 슬픔만이 기억될 뿐.

중년이 된 내가 이 책을 다시 읽게된 이유는 궁금했다. 내게 이 책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가.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다시피, 유대인인 안네의 가족이 나치를 피해 은신처에 숨어있는 2년동안 이야기이다. 안네의 눈으로 쓰여진.  

 안네는 그곳 은신처에서 지내던 사람들 중 가장 막내 고작 열 다섯살이였다. 어렸을 때는 안네의 관점에서 이 일기를 읽었지만, 지금은 이 일기를 책으로 펴내었던,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인 아버지의 심정으로 읽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그저 아이의 일상으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그 일상을 이토록 밝게 버텨내던 안네가 16살, 17살을 맞이하지 못한 결말이 계속해서 떠올라 일기를 읽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바깥에서 풀내음, 나무내음을 한번이라도 맡고픈 그저 작은 소망을 가졌던 아이. 사춘기를 보내며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면서도, 부모님의 얼굴을 더 살폈던 아이, 같은 은신처의 페터와 첫사랑으로 행복했던, 그래서 어른이 된 안네는 어떤 사랑을 하게될지 살짝 나를 설레게 했던 아이. 썩은 감자와 냄새나는 음식, 매번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것마저 감사했던 아이, 대수학은 너무나 싫지만, 역사와 문학을 사랑했던 아이.

이 아이가 은신처에서 살아남아 무사히 탈출해 사랑을 했다면,

이 아이가 은신처에서 살아남아 그 해 학교를 갔더라면,

이 아이가 은신처에서 살아남아 풀내음과 꽃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면,

그리고 어른이 되어 원하는 기자가 되었다면,

일기를 읽는 내내 이런 가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의미한 일이지만,,


일기를 읽으며, 안네는 은신처 속에서도 참 밝은 생각을 했구나.. 싶다가도 문득문득 삶보다 죽음을 생각하고, 자신의 끝을 생각하는 듯한 글귀 속에서는 나의 마음을 써내는 일기 속에서 조차 끝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그 현실속에서 느껴지는 불행과 슬픔을 숨겨야 했던 그녀의 열다섯 어린마음이 쓰리게 다가왔다.


다시는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누구나 누려야 할 평범한 일상을 뺏겨야 하는 시간이 절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죽은 후에도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어! 그래서 내게 이런 재능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해. 글을 쓰고 내 자신을 표현하면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주셨으니까" p.283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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