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추억의 힘 - 탁현민 산문집 2013~2023
탁현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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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은 "미스터 프레지던트"라는 책을 통해 먼저 접해보았다. 탁현민이라는 분을 유튜브를 통해 많이 보았는데, 글에서도 그의 목소리가 들릴줄이야.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문재인 정보 5년동안 그가 기획했던 연출에 대한 기록이라면, 이 책은 그의 생각에 대한 기록이다. 그래서 더 탁현민이라는 사람이 더 도드라져보이는 책이였고, 읽으며 내내 유쾌했다. 

정말 그의 목소리가 그대로 내 귀에 들리는 느낌이랄까.(아마 탁현민씨의 말을 많이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말이 무슨소리인줄 알듯.ㅋ)

 

무대연출가, 청와대 전 의전비서관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내게, 탁현민씨의 어린시절은 꽤나 놀라웠다. 올~ 문학소년이셨다니. 문학을 따라, 스승을 따라 성공회대까지 신영복 선생님께 공부하기 위해 찾아간 그의 여정은 어쩌면 그의 그토록 꼼꼼한 무대 연출은 역시 본성이였어..라는 생각이 들게했달까.ㅋ 집요하면 집요하고, 하고자하는 것에 집중할 때 그의 말과 글, 생각은 빛났다.

그래서 더 지금과 그때가 더 비교되는 것이겠지.

다른 이야기지만, 요 부분에서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다시 읽어야 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스치듯 읽었던 그분의 글이 이 에세이 속에서 이토록 강렬하게 다가오다니...

 

분명 어이없었을 것이고 화가 났을 법도 한데, 어쩌면 지나고(?) 쓰는 글이여서 그런지, 김건희 여사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경찰조사를 받을 때의 에피소드는 버스에서 책을 읽던 내게 빵터지는 웃음을 안겨주었다.ㅋ

"만약 김건희 씨의 명예를 웨손한 것이 아니라면, 혹시 베어질 수도 있다는 내 생각이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된다면 그 누군가는... 그럼 나무의 명예를 웨손한 것인가요?" p.102

저자가 이토록 진지하게 물었을 때, 조사관의 표정이 사뭇 궁금해졌다.ㅋㅋㅋ( 조사관의 표정에 대한 얘기가 안나와 완전 궁금해짐..)

 

어느 때 파리에서 저자는 때로는 잠못드는 밤이 있기도 했고, 모르는 상대의 관심이 부담스럽고 싫었던 시절도 있었고, 하릴 없이 흐르는 시간을 그저 보내고만 있었던 시절도 있었는 줄은 몰랐다. 그럼에도 그 시절을 이렇게 글로써 표현하신걸 보면, 놀랍다...워낙 자신의 일에서 만큼은 능력있는 분이기에 어느 편에서 일을 했다는 것과 상관없이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저자의 글에서 정파가 느껴지진 않았다. 이해가 되는 일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 것이지.. 

 

그래도 지금은 잘 보내고 계신것 같아 보여(?)서 좋네요.... 그러신거죠..?

미스터 프레지던트 2권을 쓴다고 하시던데, 기대할께요!

아, 그리고 그 100유로는 아마도 아줌마가 밥 사주고 싶었지만 꺼려하니까 밥 사먹고 힘내라고 주신 걸꺼에요! 뭘 어째요. 밥 한그릇 맛있게 드시고 힘내면 됬죠. ㅎㅎ 그 아주머니가 이 책을 꼭 보셨으면 좋겠네요.ㅋ

 

굿굿!

 

"나는 여러 날 거기서 해 저무는 시간을 보냈다. 해가 떨어지면서 동시에 찾아오는 어둠도 보았다. 그러나 해가 뜨고, 해가 진다고 해서 하루가 가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이 그대로인 날의 하루는 날이 밝거나 혹은 해가 지거나와 상관없이 며칠이 하루처럼 가고, 하루가 며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날들은 아무리 늦게 집에 들어가 잠자리에 들어도 뒤척인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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