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위한 회복탄력성 - 위기의 교사가 일어서는 법 함께 걷는 교육 12
엘레나 아길라 지음, 수업과성장연구소 옮김, 신을진 감수 / 우리학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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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것들이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업이었고, 다음은 아이들과의 관계가 어려웠습니다.

어느정도 적응했다 싶으니, 학부모 상담이 중요해지고, 또 어려워지고. 이어서 관리자와의 관계, 학교의 비합리적인 문화 등…

어떤 것들은 해결되고 끝나지만, 어떤 것들은 계속 반복됩니다.

최근 나를 가장 힘들 게 한 것은 비민주적인 학교 의사결정 과정, 침묵이 최고의 미덕인 학교회의문화, 나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추구하는 당연한, 그걸 문제삼으면 꼰대 취급하는 신세대 교사들… 이런 문화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계속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15년 째 학교에서 근무했으니, 이제 나에게도 역량이 있고, 요즘 관리자들도 예전보다는 인식이 깨어있고 합리적이란 생각으로 많은 대화와 토론에 용기를 갖고 도전했습니다.

그 덕분에 “소용없다.”는 생각을 더 많이 느끼게 되었고, 이번 방학 이 책에 손을 뻗치게 된 것 같습니다.

마치, “구명줄”을 향해 손을 뻗는 물에 빠진 사람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이 책은 상당히 두껍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들을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쉬운 문체로 설명하고 있어서 술술 읽히는 편입니다.

다만, 중간 중간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떠오르게 해줘서 감정이 올라왔고, 그럴 때는 여러 번 책을 덮고 먼 산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예전에 공부했던 브레네브라운의 취약함에 대한 이야기, 명상, 버츄프로젝트, 내면아이 치유 등. 다양한 주제의 공부들에서 다뤘던 중요한 핵심 개념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어려운 개념들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면서 이해를 도와줬습니다.

교직에 있는한 앞으로 학생, 동료교사, 학부모, 관리자를 계속 만날텐데, 건강한 상호작용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여러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나의 힘듦을 책을 통해 조명하면서 나의 감정과 생각, 주장과 의견표현의 과정이 실수들로 점철된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경험하게 되는 일이라는 걸 인정 받는 기분이 들었던 것입니다.

‘선생님이 힘든 건, 선생님이 틀리거나 실수를 저질러서 그런게 아니에요.’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조직이 갖게되는 단절되고 권위적인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주고, 어렵지만 그에 대한 해법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리더를 위한 제안”은 리더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보석같은 내용이 가득했고,

마찬가지로 나는 어떤 리더십을 기를 것인지 성장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우리가 주로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는 것 입니다.

쉽게 말해, 어떤 장르의 스토리텔링을 많이 하냐는 것입니다.

교사로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교사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서로 마주보고 불만과 힘듦을 쏟아냅니다.

힘든 과정 중에 느꼈던 보람, 기쁨, 행복 이런 것들이 분명 있었음에도 말이죠.

학교폭력, 교권침해, 진상 민원인, 교원평가 등… 교사들을 좌절시키는 것은 시시때때로 등장하는데 반해,

교사들을 힘나게 하는 응원하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이야기는 찾기 어려운 요즘 입니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기도 했지만, 교사들도 지친마음에 계속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어떤 스토리텔링을 심화시키고 있는지 멈춰서 꼭 자문자답 해야합니다.

책과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놓아버리지 말고 꼭 읽기 시작하세요.

앞으로도 울퉁불퉁할 것 같은 교사의 길…
<교사를 위한 회복탄력성>을 꼭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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