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명화집
선현경 지음 / 토토북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명화를 재미있게 갖고 노는 책이다. 미술관에가서 발소리 죽이며 조심조심 쳐다봐야하는 그림이 아니라
미술관에  걸려있던 그림을 떼어내어 재미있게 갖고 놀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마티스의 위대함을 몰라도 된다. 쇠라의
천재성을 몰라도 된다. 아이들에게 그 그림들이 언젠가 함께 놀았던 기억, 그래서 그 그림이 참 좋았다는 기억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책을 펼치면, 마티스의 <붉은 방> 이 나타난다. 

그런데 <붉은 방>을 바꿔보자는 워크북이 이어나온다. 붉은 색 바탕은 지워지고 하얗게 바탕만 남겨두고 있다. 
그러니까, 붉은 방만 방이냐, 푸른 방도 방이다.라는 거다. 초록색으로 꾸며도 되고, 노란색으로 꾸며도 된다.
어른인 나도 하고 싶다. 신난다. 
이 책은 이렇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명화집'을 하나씩 완성해 간다.

 

 클림트의 <키스>를 보자. 화려하게 장식이 많은 오리지널 작품이 왼쪽에, 남자와 여자의 옷을 비워놓은
연습작품이 오른쪽에 있다. 나는 어떤 색으로 이 남녀의 옷을 입히고 싶은가? 붉은 색에 파란 무늬를 입힐까,
아니면 분홍색으로 입힐까? 아이들은 이래저래 궁리가 많아질 듯 하다. 이렇게 워크북 작업을 하는 동안
그림은 친근해진다. '클림트'는 이제 아이에겐 한번 만나서 재미있게 놀아본 친구가 된다.

 

  쇠라의 멋진 작품은...

 

어떻게 다시 만들어볼까? 반짝이 색을 칠해 볼까? 콩콩 어떤 점을 찍으면 쇠라 아저씨 보다 더 멋진 그림을
만들 수 있을까? --점묘법을 연습해 보자!!!!

 

글쓰기 공부에서 이어서 이야기 붙이기가 있다. 예를 들면,
철수는 영희와 만나 놀이터에 갔다-> 그런데 놀이터엔 이상한 상자가 놓여있었다. -->(상상하여 이야기 전개) 
그런데 그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됐다. 더 재미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한편의 SF가 만들어진다. 재미있는 그림을 완성한 다음 글을 완성하면 된다.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은 쑥숙 자랄 것이다. 자, 도저히 납득 불가능한 그림이 나타난다.  

 

이 그림은 어떤 뚱딴지 같은 그림으로, 이야기로 완성될까. 흥미진진히다. 

이처럼 이 책의 장점은 직접 아이가 무언가를 그림으로 해본다는 것이다.
명화 속에 들어가 색칠하고 오려붙이고 그어대고 하면서 아이는 조금씩 미술의 숲속에서 즐겁게 놀게 된다.
이런 활동책은 보기 드문데, 아이디어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워크북이라고 하기엔 책의 두께가
좀 얇다. 그림의 양, 활동의 양이 좀더 늘었으면 좋겠다. 원본따로 워크북따로 이렇게 만들지 않은 건 참
잘한 것 같다.
아이가 자신이 꾸민 한권의 책을 갖는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아이에게 선물하도록
해보자. 그려라 그려라 잔소리 한마디 보다 어릴적 이런 사소한 미술활동이 아이에게 미술은 즐겁다는
기억을 안겨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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