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화에 뭐가 숨어 있을까 - 풍경화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별 그림읽기 1
이주헌 지음 / 다섯수레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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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통해 노래하듯 자주 얘기하지만, 초등 고학년 미술책은 출판사가 그다지 뛰어 들지 않는 영역이다.
이명박 정부의 무한경쟁 논리에 따라 초등학생마저 공부에 내몰리는 현실에다가,  초등학생이 미술책에 흥미를
갖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역으로 좋은 책이있다면, 아이들도 엄마들도 좋아라 하면서 선택하지 않을까. 그런
아쉬움이 늘 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미술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미술에 대한 책은 다른 여느책과 달리 유독 초등 고학년에서 책의 가지수와 종류가 눈에 띄게 뚝--- 떨어지는 것은
걱정스럽다. 그때 끊어져버린 고리는 중학교에서는 자취가 희미해지고 고등학교가서는 단절되고 만다. 이렇게
되면 미술에 관해서는 무식쟁이인 어른으로 자라게 되지 않을까. 그런면에서 초등 고학년 미술책의 출판은 절.실.하.다. 
우리의 아이들이 미술에 있어서 '문맹'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다섯수레 출판사에서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벌 그림읽기> 시리즈는 반갑다. 이주헌의 친절한 설명과
시원한 도판이 아이들에게 미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시리즈는 <풍경화>에서 시작하여,<풍속화> 
<역사화> <인물화>로 이어지고 있다. 후반부로 가면서 때론 어린이 눈높이에는 버거운 어려운 표현과 다른 책에서
보이는 그림의 중복이 흠이지만, 시리즈의 첫번째 책 <풍경화>는 참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책의 미덕 - 친절하고 알기 쉬운 설명 

책의 구성을 보면 구상화에서 부터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경화가 들어있다. 아래 그림은 이브 탕기의
<보석 상자 속의 태양> 이다 자칫 아이들에겐 '이게 뭥미?'하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그림일 것이다.

 

이브 탕기, 보석 상자 속의 태양, 1937, 캔버스에 유채, 115.4×88.1cm,
베네치아, 페기구겐하임미술관  


이브탕기의 이 기묘한 그림을 작가는 어쩌면 이렇게 쉽게 설명하는지, 감탄스럽다. 그 시대와 정신사의 흐름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화가는 왜 이런 풍경을 그렸을까요? 이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화가가 이런 풍경을 그리게 된 것은 그동안 익숙하게 살아온
   이  세상이 어느 순간 매우 낯설고 이상하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이 그려질 무렵 유럽 사람들은 1, 2차 세계대전이
   라는 엄청나게 잔인한 전쟁을 경험하고 갖가지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됩니다.

   낯익은 것들이 낯설어 보이고 세상에 정답이란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지요. 세상이 그렇게 낯설다 보니 이 그림처럼
   낯선 것을 그린 것이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지기 까지 했습니다. 이 그림은 그런 시대의 혼란을 풍경화의 형식으로 생생히 전
   해주는 작품입니다 




그림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길러주는 책

세상의 풍경은 눈에 보이는 데로 그린 그림도 있고 마음의 풍경을 그린 그림도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린 그림인듯 하지만 뭔가 어색하고 이상한 것도 존재한다. 그림을 그리는 표현하는 방식이 쟝르별로 다르고, 그리는 방식
도 시대마다 작가마다 달랐음을 말하고 있다. 이 모두를 작가의 진심이 담긴 예술이라 말한다는 것을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이주헌은 마르티니의 <십자가를 지심>을 설명하면서 '서툰 그림이 더 순수하고 정직해보인다'고 설명한다.


 
      마르티니,  < 십자가를 지심 >


뭔가 어색하고 딱딱해보이기도 하고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평면적인 그림을 두고 후세의 사람들은 '서툰 그림'이라
평가할 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이주헌의 설명은 이렇게 시작된다.


... 하지만 이렇게 서툴기 때문에 오히려 순수하고 정직해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어린이의 그림이 서툴지만
순수한 것과 비슷하지요. 바로 순수한 표현 때문에 인간을 구원하고자 스스로 십자가를 진 예수의 표정이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림이란 꼭 사실적으로 그려야만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진심을 담는 것이지요.


 
덤으로 얻는 것 - 신화, 종교, 역사에 대한 지식 

수록된 풍경화는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신화를 배경으로 한 풍경화도 있고, 종교사의 한 장면, 역사의 한 장면
등 다양하다. 이책은 분명 미술을 얘기하고 있지만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시대를 저버릴 수 없는 것이니 만큼 그림의
설명에는 제작 당시의 시대와 배경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다보면 미술지식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
을 넓힐 수 있다. 일석이조. 엄마들이 좋아하고(학교 공부에 도움된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재미있다)이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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