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 국민서관 그림동화 105
막스 뒤코스 지음, 길미향 옮김 / 국민서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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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루아는 늘 꼴등만하는 조금 멍한 구석이 있는 아이입니다. 미술이라면 지겹기짝이 없는 것이라 생각하지요.
어느날 학교에서 미술관에 가게 되요. 반아이들과 떨어져 혼자 처졌던 엘루아는 어디선가 "아기천사를 구해주
세요"라는 소리를 듣게 되요. 그림 속의 엄마는 아기가 없어졌다며, 엘루아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하지요. 자, 이
제부터 엘루아의 흥미진진한 그림여행이 시작됩니다. 

아기 천사가 몬드리안 그림속에!

프랑수아 부세의 < 비너스의 잠 >에서 아기 천사가 없어져요. 어디로 갔을까? 어떻게 데려와야하지? 고민하는
엘루아 앞에, 베르트 모리조의 <나비채집>에서의 엄마는 기꺼이 잠자리채를 내어줍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결과, 아기는 아마도 몬드리안의 <구성A>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판명됩니다. 왜냐하면 이 그림은 미술관안에서
'사람을 안으로 빨아들이는 그림'으로 유명했거든요. 이 그림 속으로 엘루아는 빨려들어갑니다.

겨우 겨우 잡은 천사는 도망을 가버리고 말아요. 엘루아는 천사를 잡으러 가나 함께 파란 세상으로 빨려들어갔어
요. 바로 이 파란 세상은 이브클라인의 < IBK 71 캘리포니아 >예요. 파란 허공을 한없이 헤매나 싶었더니, 쟈코메
티의 <걷고 있는 남자>가 긴 팔을 뻗어 아기천사와 엘루아를 땅에 내려놓아 줍니다. 

한바탕 신나는 엘루아의 그림여행을 읽다보면, 나도 엘루아가 되고 싶군요. 명화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말도 나
누고, 함께 놓고 싶네요. 질릴듯한 파란 이브클라인의 블루에 둥둥 떠다니는 그 기분은 과연 어떨까요!


미술관보다 재미있는 미술그림책

많은 아이들이 미술관에 가면 지루해 합니다. 추상화 앞에선 더더욱 그렇지요. 구체적인 사물을 그려놓은 그림이
라고 해도 별반 다를 게 없어요. 그림을 쳐다본다는 것은 사색을 요하는 것인데, 아직 아이들에겐 사색의 자리가
생겨나지 않았거든요. 다만 흥미를 잃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그림에대해 '재미있다'는 인식을 일찌기 심어두려면, 미술관보다는 미술그림책이 더 유용하지 않을까 싶
습니다. 미술그림책을 보면서 즐겁게 놀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미술이 익숙해 지지요. 미술이 익숙해지면
미술관에 갔을 때 하품나지 않고 '야, 저거 내가 봤던 그림이야'하며 신나겠지요. 내가 이미 알던 그림을 실제로 만
나 보는 자리, 이런 것이 미술관에 가는 기쁨이랍니다. 아이들도 그런 기쁨을 자주 자주 맛보기 바랍니다.

아이들을 미술에 가까이 끌어오는 그림책,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한 책들은 흔치 않습니다. <잃어버린 천사를 찾
아서>는 어른인 내게도 미술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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