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미술 수업 - 한 젊은 아트컨설턴트가 체험한 런던 미술현장
최선희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Diamond skull] For the Love of God, 2007   Damien Hirst( 1965.~)
(출처 :http://cafe.daum.net/adelle) 


'영국' 혹은 '런던'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이들은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보수적인 나라' '영국여왕' '몰락하는 대영제국' '고루한 이미지'등을 떠올
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락그룹<퀸>, 펑크의 탄생, 비틀즈, 핑크플로이드,뮤지컬 <미스사이공>, 디자이너 비
비안웨스트우드... 이들 역시 영국이 시작입니다. 영국은 버버리 코트처럼 고전적이기도 하지만, 현대의 트랜드에
서 앞장서 가는 나라라는 점에서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술 분야에서도 그렇습니다. 대개 우리는 미술의 중심이 뉴욕이나 파리를 생각하지만, 인상파의 시작을 알린 터너
는 바로 영국사람입니다. 세계적인 미술경매 회사 소더비, 크리스티는 런던에 그 본부를 두고 있지요. 영국이 지닌
아트파워는 파리와 뉴욕에 버금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트북스에서 나온 <런던미술 수업> 은 그런 면에서 관심가는 책입니다. 영국작가들, 영국미술에 대해 우리에게 소개
된 것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경매시장내부에 관한 책은 별로 없지요. 이 책의 지은이 최선희씨는 크리스티 인스티
튜트에서 디플로마 과정을 공부하고, 인턴사원으로, 그리고 런던의 다른 일반화랑에서 일했던 경험을 쓰고 있습니다.

항공사 직원으로 일했던 시절의 갈증 - 크리스티 공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 크리스티 견습사원으로 경험했던 일들-
상업화랑에서의 경험. 이렇게 책은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크리스티의 경매가 어떻게 이뤄지며, 크리스
티 직원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예술혼으로서의 미술작품이라는 것과, '유통'
되는 시장에서의 미술작품은 어떻게 다른 얼굴로 비춰질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구성에서 개인적인 일들(항공사시절)은 좀 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티 경매
를 2,3년정도 지켜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경매현장에서 보는 생생한 경험이 좀더 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크리스티 경매장에 가보는 일은 아무에게나 쉬운 기회가 아니거든요. 박진감 넘치는 비딩현장이라든가, 컬렉터이야기,
뭐 등등 많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크리스티 경험을 마치고 일반상업화랑에서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는데, 그 당시 만난 작가들에 대해 , 당시 활동하던
한국작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주로 업무 중심으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속화랑이
주로 다루던 중국미술이야기가 많아진듯 하네요. 컨템퍼러리 런던아트의 전반적인 흐름이 실렸다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점은 많이 아쉽습니다. 궁금하기도 하고요.

내가 가진 책은 2008년에 나온 5쇄 책입니다. 2월에 첫판이 나와, 10월에 5쇄가 되었으니,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고 봅
니다. 이 책이 나온 회사 < 아트북스>는 잘 아시겠지만 <문학동네> 자회사이고, <앨리스>와 더불어 미술관련 책들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책의 내용과 더불어 디자인 컨셉도 상당히 잘 잡았던 것 같네요. 하지만 이 책이 아직도
스테디 셀러일까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편집담당자가 많이 애썼겠지만 내용의 농밀도에선 아쉽고, 아슬아슬하게도 '젊은 여성의 런던이야기'로 넘어갈듯 말듯
한 경계를 보입니다. 필자를 좀더 '쥐어짜거나'(표현이 격합니다. 죄송),과감하게 일부를 제외시킬 수 있었더라면 더 좋
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반면 직장동료들의 이야기는 드문 드문 나오지만, 런더너들의 일상이 별로 나와있지않은 듯
해서 좀 심심합니다. '첫책을 내는 어떤이'를 좀더 프로패셔널하게 보이느냐, 아니냐는 상당부분 기획의 몫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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