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없는 세상은 너무 심심해 - 명화로 배우는 색깔 이야기
공주형 지음, 정은희 그림 / 토토북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 결- 함  >  김덕용  . 2004
 

그저 무난한 당신들의 색깔 

오피스 빌딩 근처 점심시간에 지나가다 보면, 어쩜 우리나라 남자들의 옷은(옷의 색깔은)  저렇게  천편일률적일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회색, 감청색이 주를 이루고, 그 칙칙함과 지루함은 겨울이 되면 더 그 정도가 심해진다.
딱딱한 기업문화의 탓도 있겠지만, 자유직업의 사람들 역시 자기에게 맞는 색을 잘 찾는 이는 드물다. 한국에 유명
브랜드도 많이 있고, 옷값도 장난 아닌데, 그 많은 멋진 색상의 옷들은 다들 어디로 간걸까?

'지루한 ' 혹은 '무난한'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은 아저씨들 뿐 아니다. 일상용품을 사러나가면 그 색상의 단조로움에
답답하다. 같은 디자인에 색이 좀 다양하면 안되나? 하는 질문을 수없이 하게 된다. 가끔 유럽에서 온 물건들의 색
을 보면, 기능에 못지 않게 감탄스러울 때가 많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색을 생각해냈을까... 흠 너무 부럽다. 

우리가 이렇게 색에 둔감한 이유는 우리의 미술교육이 일정한 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그림감상 교육이
척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색깔이 많은데,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둔감함이,
일상의 디자인이나, 옷맵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색에 대한 센스를 키워줄 책을 찾아보자.
< 색깔이 없는 세상은 너무 심심해 >를 만나보자.

책의 장점은

첫째, 어린이 눈높이에 다가가는 다정한 이야기 이다.
미술사는 어렵게 가면 한없이 어려운 분야다. 그것을 아이들 눈높이에 근접해서 쓴다니, 저자 공주형씨의 노력에 박수
를 보낸다. 이 책은 무엇보다 그림한편과 이에 따르는 다정한 이야기가 그림의 이해를 돕는다. 글의 제목을 한번 보자. 
<불이 난 걸까요?> < 엄마가 다 들어줄게> <오늘은 특별한 날 > <후다닥~ 숨어라!>등 제목만 보아도 생기있는 글들
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빨강, 노랑, 검정등 주제별로 그림을 모아, 색이 그림에서 차지하는 이미지와 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인기많은 친구'는 누구일까? 재미있는 친구는? 똑똑한 친구는? 꼭 필요한 친구는? 각각 어떤 색
이 그 답일지는 책을 보시면 알게 된다.

둘째, 색채이론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명도, 채도, 색상대비. 사실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힘으로 쉽게 풀어간다. 명도는 '비슷하지만 달라요"
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이렇다. " 노랑아, 너와 동생들은 정말 많이 닮았구나. 동생들을 어떻게 구별
하니"
중학교 때 삼원색에 대해 배울 때 선생님은 정말 애쓰며 설명하셨던 것 같다. 시험에도 많이 나왔고. 삼원색 이론은 이렇게
설명된다. "짝짓기 놀이를 해요"  어떻게 짝짓기 놀이를 하나면 이렇다. " 혼자 남은 초록은 뾰로통해졌어요. 초록의 마음을
눈치챈 노랑이 슬쩍 물러서네요" 귀엽고 유머스러운 비유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참 기분 좋은 책인 이유는 새롭게 만나는 그림들이다. 흔히 보아온 그림이 아니라 저자가 애써 발굴한
새로운 그림을 보는 것도 이 책의 즐거움이다. 예를 들면 이미지에 올린 <결-함> 김덕용의 그림은 볼 수록 좋다. 이 그림은
'황토와 주황, 사이좋은 친구들'이라는 테마에 출연한(!) 그림이다. 그림에 맞게 풀어간 이야기는 소박하고 다정하다. 어린이 미술책의 좋은 지표가 되는 책이다.

<색깔이 없는 세상은 너무 심심해>는 토토북에서 2006년 7월에 처음 나왔고,  그해 12월에 바로 재판을 찍었고(내가 본책),
지금껏 스테디 셀러다. 좋은 책은 독자가 알아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