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시 봄 - 개척 전에 교회를 먼저 건축한 푸른마을교회 이야기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6
유재춘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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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움북스의 교회, 다시 봄 ≫. 제목과 함께 마치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분홍색 표지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교회를 다시 본다’는 의미와 ‘교회에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찾아올 봄’을 말하는 중의적인 제목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책은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6번째 교회 ‘푸른마을교회’ 이야기이다.

동네 작은 교회인데 약간 독특한 점이 있다면, 개척 초기부터 상가를 임대해 리모델링을 하는 대신 ’부지를 사서 건물을 짓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 건물 빚 때문에 교회가 생명력을 잃는 경우를 많이 봐서 ‘처음부터 건물을 짓는 게 괜찮을까’ 염려를 했었는데, 책을 읽어가다보니 준비된 건물이 도리어 안정적인 목회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교회를 건축하면서 목사님 가정은 건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다 ‘영끌’ 해야했다고 한다. (물론 개척학교에서 개척비용으로 1억원을 지원받긴 했지만). 건물을 건축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는데, 건축업자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는 시련도 겪고, 창호 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해 욕을 먹기도 하고, 생전 해보지 않은 ‘시다’ 일도 하고, 돈이 없어 부모님 집에 염치 없이 얹혀살기도 해야했다고 한다.


푸른마을교회의 건축 스토리를 보면서... 이 교회는 결코 목회자 혼자 세운 게 아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300만원 마중물을 헌금한 큰형님,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으신 부동산 대표님, 설계비를 받지않으신 건축 소장님, 공사 마무리를 맡아주신 S집사님, 4식구를 받아준 부모님, 2천만원을 지원한 교회... 이외에도 이름 없이 도운 많은 사람들까지... 모두 교회를 함께 세워간 하나님나라의 공신들이다. ‘교회는 우리가 모두가 함께 세워가는 공동체이며 주님의 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하게 했다.


여러 에피소드들 중 ‘죽빵클럽’과 ‘산타클로스’ 이야기가 마음에 감동으로 남는다. 외모도, 성격도, 직업도 다른 세 명의 남자의 만남. 그 중 한 분의 아버지께 따뜻한 죽과 빵을 대접했다고 하여 ‘죽빵클럽’이라 이름한 이 모임. 목회자와 성도가 교회 안에만 갇히지 말고 세상 가운데 더 나아가야 할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 또 신학을 했지만 전문직업인으로 선회한 후 성탄 시즌만 되면 동기 목회자들과 교회에 섬김을 실천하는 산타클로스 이야기에서 🎅🏻 하나님은 각자의 달란트와 상황에 맞게 부르시고 사용하신다는 것을 느꼈다.


이외에도, 목회의 가치관이 성숙해가는 다양한 계기들을 책에 진솔하게 담아냈다. 전통적 방식으로 목회를 시작했지만, 세상에 맛과 빛을 내는 교회가 되어가는 과정을 책을 통해 있었다. ’ 교회 아니지만 평범하고 소박한 작은 교회가 있어서 교회는 다시 봄을 기대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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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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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갔을 때 뜨끈하게 데워진 방바닥 위 이불 속으로 몸을 쏙 담그던 추억을 끄집어낸다. 코는 시려운데 등은 뜨겁고. 한 발은 이불 밖으로 한 발은 이불 안으로. 포근한 할머니 무릎 위에서 까무룩 잠이 들면서, 행복한 꿈을 꾸었던 그 시절.

그림책 속 어린아이의 귀엽고 따스한 상상은 기어이 나를 미소짓게 했다. 사회생활에 때가 묻고 순수함마저 잃어버린 나에게 몽글하고 뜨거운 입김처럼 다가와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도시에서, 시설이나 인프라, 브랜드 네임밸류 등 뭐 하나도 빠질 것 없는 좋은 아파트는, 결코 아랫목의 정을 재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뜨끈한 온돌방에서, 솜이불 안에서, 느끼던 옛 '사랑'이 마냥 아쉽기만 하다.

이 겨울에, 부디 그림책으로 얼어붙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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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전자 : 리더십 편 - 가우스의 글로벌 인재 육성법 가우스 전자
곽백수 원작, 김성호 지음 / 파지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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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백수 작가의 웹툰 <가우스전자>가 리더십코치 김성호 작가를 만나 ‘리더십 편’으로 재탄생했다. 가우스전자는 회사 생활을 소재로 한 만화인데, 완전 리얼리티 그 자체. ㅎㅎㅎ 난 왜 이 웹툰을 이제야 알았을까! 나는 ‘회사’를 다닌 적은 없어 회사문화를 잘 모르지만 (나는 여태껏 비영리단체가 나의 직장이었다…) 그럼에도 정말 많이 공감 했다. 재미는 물론이고, 직장생활에 도움될 만한 현실적인 팁까지 듬뿍 담겨있다. 나도 언젠가는 회사라는 조직에 몸담게 될 텐데, 또 부서원과 리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게 될텐데, 그땐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으로 미리 준비해 보는 것 같았다. 웹툰과 해설이 곁들여 있어 깔깔 재밌게 읽다가 담겨 있는 지혜의 깊이가 얕지 않아 현타가 오는 구간도 있다. 시간가는 중 모르고 읽었다. 부작용이 있다면 원작 웹툰을 정주행 하고 싶어진다는거...?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 리더, 부서원, 취업준비생 모두에게 추천한다. 회사가 아니더라도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누구나 이 책에서 유익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리더(관리자)라면 리더십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부서원을 어떻게 잘 이끌 수 있는지 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부서원(평사원)이라면, 회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자신을 개발해 나갈 수 있을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를 알 수 있을 것 같고..(심지어 구조 조정 상황에서 직원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도 조언한다. 143p.) 취업준비생이라면, 회사는 이런 곳이구나~ 미리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을 한다면 사회생활의 구조와 지혜, 사람 사는 모습 등도 볼 수 있어 타인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도 있겠다.


뭐, 다른 말 필요 없고, 정말, 정말! 정말 재밌다! 찐 강추! ㅎㅎ


✏️ 저장하고 싶은 문단

“여러분은 어떤가요? 본인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라고 가정한다면 무엇에 집중하기를 원하나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 중 집중하고 싶은 단 하나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을 파악하고 선택해서 여러분의 노력을 그 하나에 집중하는 과정을 오래 반복하면 여러분이 아이폰이 되고 여러분이 허먼밀러 의자가 되고 볼보의 차가 되는 것입니다. / 내가 집중할 단 하나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원을 반복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이처럼 단순화와 집중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집니다.”(2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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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공공신학은 처음이지? - 일상과 신앙을 이어 주는 공공신학 입문서 내일을 위한 신학 시리즈 1
황경철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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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신학’을 생소하게 느끼는 기독교인들이 많을 것 같은데, 사실 공공신학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어? 내가 다 아는 내용이잖아?’ 했다. 익숙하게 아는 내용이지만, 한국교회 내에서 공공신학을 본격적으로 논의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다소 늦은 감은 있어도, 복음조차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이 시대에 공공신학은 그 논의가 더 활발해져야 하며 삶의 현장에서 더 구현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이 유독 반가운 것 같다.

공공신학은, “성경적 가치와 하나님의 통치가 모든 영역에 드러나도록 세상과 소통함으로써 복음의 총체성을 회복하려는 신학”이다. (65p) 내 언어로 다시 설명하면, 복음이 모든 피조세계의 회복을 목표로하는 ‘공적인 것임‘을,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모든 영역(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가정,교육,종교 등)에서 공공선을 추구하고 하나님나라의 통치를 구현하며 살아야함을 가르쳐주는 신학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입문서답게 공공신학이 무엇인지, 실제 삶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성경적/신학적 근거는 무엇인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특히 “인물로 본 공공신학”에서 영국의 노예제도 폐지와 미국의 흑인 차별 폐지를 통해 역사속에서 공공신학이 어떤 영향력으로 발휘되었는지를 살펴본 것은 공공신학을 더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허공의 메아리가 아니라 실제의 삶에서 세밀하게 작용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4장 “신학으로 본 공공신학”은 어려울 수 있는 공공신학자의 논지를 잘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에서의 ‘5가지 관계’를 숲으로하여 3명의 공공신학자 -데이비드 반드루넨, 제임스 스미스, 데이비슨 헌터- 를 소개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초대교회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찰로써 공공신학이 나아갈 길과 기독교인들의 삶의 방향을 정리한다. 공공신학은 시대의 요청이지만 동시에 시대와 환경을 아우르는 것임을 알게하는 부분이었다.
세명 다 수용할 수 있는 견해이기에 때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 저자도 각각의 관점에 시사점과 평가를 분석하되 ‘드레스코드’처럼 유연하게 적용하라고 결론을 내린다.

표지 그림이 ‘공공신학’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 같다. 삽화들도 글밥에 지친 눈을 쉬어가게 해주었다. 각장의 말미에 제시된 토의질문은 읽었던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 볼 수 있게 했다. 소그룹에서 이 질문을 활용하면 유익할 것 같다. 일상속 이슈들과 공공신학을 연결 짓는 작업도 좋았다. 직장생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정치참여, 기후위기, 각종 차별과 혐오 등의 문제에 기독교인들이 공공신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시대의 변화와 대두되는 이슈에 따라 신학의 쟁점도 변화되어 왔다. 시대를 기민하게 읽고 ’내일을 위한‘ 시리즈를 기획한 출판사에 경탄을 보낸다. 공공신학은 내일을 위한? 아니, 오늘을 위한 신학! 이 책으로 공공신학에 입문해 볼 것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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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엔딩
이진영 지음 / 파지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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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결혼한지 4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죽고 못 사는 신혼일 줄 알았는데, 요즘 들어 ‘아, 신혼이 끝나고 있구나’를 부쩍 느끼고 있다. ㅎ 뭐랄까, 사랑의 양상이 풋풋함에서 편안함으로 점차 농익어가고 있달까. (굳이 낭만적으로 표현하자면 그렇고) 잘 차려입은 남편을 봐도 전처럼 설레지 않는다는 것과(심지어 귀찮기까지 함) 편안하게 바뀌는 스킨십, 모든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의 성격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는 것(경제적인 부분까지)에서. ㅎ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빼지않는 결혼반지처럼, 남편은 그렇게 나의 일부가 되었다.


제목이 왜 ’신혼엔딩‘인지는 3부에서 밝혀진다. 1,2부는 평범한 신혼부부의 이야기. 결혼을 했고, 각자의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았고, 때마다 여행도 갔고, 시부모님과의 갈등들이 있었다는, 결혼을 하면 겪는 소소한 이야기들. 3부에서는, 서스펜스급 반전이 나오는데, 와 정말, 비밀이 계속 까발려질 때마다 나도 뒷목 잡았다. 🤦🏻‍♀️


결혼이 실전임을 보여준 이 책이 마냥 남 이야기 같지 않다. 역경 속에서도 부부 관계를 지켰고 더 단단한 부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준 이 에세이에서, 나는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최근 ‘이혼’ 관련 소설을 하나 읽기도 했어서 ‘결혼이란 뭘까, 부부란 어떤 관계일까’를 더더욱 되새겨보게 되는 것 같다.


“나는 다시 한번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사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170p)


그래, 부부는 이런 관계가 아닐까. 결혼 생활을 뒤흔들만한 큰 잘못을 했어도, 부부관계를 깨뜨릴 엄청난 이유가 있어도, 다시 한번 서로에게 기회를 주는 것.


우리 부부의 남은 인생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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