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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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갔을 때 뜨끈하게 데워진 방바닥 위 이불 속으로 몸을 쏙 담그던 추억을 끄집어낸다. 코는 시려운데 등은 뜨겁고. 한 발은 이불 밖으로 한 발은 이불 안으로. 포근한 할머니 무릎 위에서 까무룩 잠이 들면서, 행복한 꿈을 꾸었던 그 시절.

그림책 속 어린아이의 귀엽고 따스한 상상은 기어이 나를 미소짓게 했다. 사회생활에 때가 묻고 순수함마저 잃어버린 나에게 몽글하고 뜨거운 입김처럼 다가와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도시에서, 시설이나 인프라, 브랜드 네임밸류 등 뭐 하나도 빠질 것 없는 좋은 아파트는, 결코 아랫목의 정을 재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뜨끈한 온돌방에서, 솜이불 안에서, 느끼던 옛 '사랑'이 마냥 아쉽기만 하다.

이 겨울에, 부디 그림책으로 얼어붙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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