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서와, 공공신학은 처음이지? - 일상과 신앙을 이어 주는 공공신학 입문서 ㅣ 내일을 위한 신학 시리즈 1
황경철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1월
평점 :

‘공공신학’을 생소하게 느끼는 기독교인들이 많을 것 같은데, 사실 공공신학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어? 내가 다 아는 내용이잖아?’ 했다. 익숙하게 아는 내용이지만, 한국교회 내에서 공공신학을 본격적으로 논의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다소 늦은 감은 있어도, 복음조차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이 시대에 공공신학은 그 논의가 더 활발해져야 하며 삶의 현장에서 더 구현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이 유독 반가운 것 같다.
공공신학은, “성경적 가치와 하나님의 통치가 모든 영역에 드러나도록 세상과 소통함으로써 복음의 총체성을 회복하려는 신학”이다. (65p) 내 언어로 다시 설명하면, 복음이 모든 피조세계의 회복을 목표로하는 ‘공적인 것임‘을,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모든 영역(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가정,교육,종교 등)에서 공공선을 추구하고 하나님나라의 통치를 구현하며 살아야함을 가르쳐주는 신학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입문서답게 공공신학이 무엇인지, 실제 삶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성경적/신학적 근거는 무엇인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특히 “인물로 본 공공신학”에서 영국의 노예제도 폐지와 미국의 흑인 차별 폐지를 통해 역사속에서 공공신학이 어떤 영향력으로 발휘되었는지를 살펴본 것은 공공신학을 더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허공의 메아리가 아니라 실제의 삶에서 세밀하게 작용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4장 “신학으로 본 공공신학”은 어려울 수 있는 공공신학자의 논지를 잘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에서의 ‘5가지 관계’를 숲으로하여 3명의 공공신학자 -데이비드 반드루넨, 제임스 스미스, 데이비슨 헌터- 를 소개하고 평가한다. 그리고 초대교회의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찰로써 공공신학이 나아갈 길과 기독교인들의 삶의 방향을 정리한다. 공공신학은 시대의 요청이지만 동시에 시대와 환경을 아우르는 것임을 알게하는 부분이었다.
세명 다 수용할 수 있는 견해이기에 때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 저자도 각각의 관점에 시사점과 평가를 분석하되 ‘드레스코드’처럼 유연하게 적용하라고 결론을 내린다.
표지 그림이 ‘공공신학’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 같다. 삽화들도 글밥에 지친 눈을 쉬어가게 해주었다. 각장의 말미에 제시된 토의질문은 읽었던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 볼 수 있게 했다. 소그룹에서 이 질문을 활용하면 유익할 것 같다. 일상속 이슈들과 공공신학을 연결 짓는 작업도 좋았다. 직장생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정치참여, 기후위기, 각종 차별과 혐오 등의 문제에 기독교인들이 공공신학을 바탕으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태도를 가져야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시대의 변화와 대두되는 이슈에 따라 신학의 쟁점도 변화되어 왔다. 시대를 기민하게 읽고 ’내일을 위한‘ 시리즈를 기획한 출판사에 경탄을 보낸다. 공공신학은 내일을 위한? 아니, 오늘을 위한 신학! 이 책으로 공공신학에 입문해 볼 것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