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100일 기도문 필사 노트 - 이런 부모와 자녀 되게 하소서 기도문 필사 시리즈 4
이화진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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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를 위한 기도문 필사 노트" 기도문은 총 100일치가 실려 있고, 자녀를 위한 기도와 부모 자신을 위한 기도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조부모라면 손주를 위해, 교사라면 제자들을 위해, 교회 지도자라면 부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 독자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이 필사 노트를 활용하면 좋겠다.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핑크핑크한 표지와 내지의 색감은 마치 만개한 벚꽃 같았다. 성큼 다가온 봄의 따스한 기운, 자녀를 향한 부모의 따스한 마음이 책에서 느껴졌다. 또 세련된 책 디자인은,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하는 부모의 세밀함 같았다. 촌스럽지 않고 차갑지 않고 불쾌하지 않고 무섭지 않은,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디자인.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책이라, 기도문을 읽고 필사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웃들에게 이 책을 선물로 건네보길 추천한다.


각 기도들이 성경말씀을 근거로 뚜렷한 주제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기도 내용이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100일치의 기도에서 중언부언 반복되는 내용이 없었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도라 와닿았다. 자녀를 위해 어떻게,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도움을 얻고 싶을 때 이 기도문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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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인간, 호모 부커스 -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조상연 지음 / 파지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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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과는 다르게, 어릴 때 나는 정말 지지리도 책을 안 읽었다. 책에 흥미도 없었을 뿐더러, 노는 게 너무 좋았던 자유로운 영혼이라(파워 P형)… 만약 그 때 내가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그날은 엄마한테 혼날 일이 있어서 엄마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함이었을거다. 엄마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셨어도 내가 책 읽는 동안은 안 혼내셨다. 그렇게 엄마의 화가 누그러질 때까지 시간을 벌었다가 스르르 잠든 척을 했었지.ㅎㅎ 🤦🏻‍♀️ 아! 그런데 신기하게도, 초딩때부터 교내 독후감 대회에서는 꼭 상을 하나씩 받아 왔더랬다. 친구들의 독후감에 교열과 윤문까지 해줬던 기억도 난다. 문장 이상하다고 잔소리하면서. (이 자랑은 아무도 안 믿겠지?) ㅎㅎ

≪책 읽는 인간, 호모부커스≫ 저자도, 처음부터 책을 읽던 사람은 아니었다고 한다. 열심히 사는 것으론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이 있어서 대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했다고. 그러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경험했다고 한다. 독서는 저자를 주체적이고 성장하는 삶을 살도록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경제지식이 생겨 높은 투자 수익률도 낼 수 있게 되었고 (와, 이게 제일 부럽..🤦🏻‍♀️) 책을 쓰는 직업까지 갖게 됐다고 한다. 독서는 타고난 게 아니니 좌절하지 말라는 저자의 격려가 느껴진다.

디지털 시대에 독서는 왜 필요하며, 독서는 삶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가? 이 책이 주시하는 주제다. 책은,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버린 현대인들이 어떻게하면 독서를 잘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요약하면, 하루 10분, 메모와 질문을 하며, 쉬운 책부터 조금씩!

이외에도 여러 꿀팁, 독서 노하우를 조언하고 있으니 호모부커스로 살아보고 싶은 독자들은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나는, 독서 습관을 만들기 위한 '습관 고리' 형성하기(290p), 싱글태스킹을 위해 '타이머' 활용하기(221p), 질문하기(175p), 스마트폰 사용 점검하기(71p) 등을 따로 체크해 두었다. 각 장의 말미에 수록된 독서 명언들도 좋은 영감을 주고, 저자의 경험을 녹인 조언들도 꽤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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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속으로만 욕했습니다 - 내향인 기자의 불순한 회사 생활
강병조 지음 / 파지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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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정말 재밌게 읽었다. 글을 이렇게 맛깔나게 잘 쓴 책은 근래 처음이다. 저자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스토리텔러인 듯! 이 쫀득쫀득한 문장! 옆으로 새는 것 같다가도 다시 본점으로 돌아오는 탄력성! 간질간질한 유머감각!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흡인력까지! '글 잘 쓴다는 게 이런 거구나~'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게다가 이 책은 작가의 필력뿐 아니라 책의 외형적인 조건(적당한 두께에, 세련된 편집디자인 등) 마저 뭐 하나 빠진 게 없는 것 같은 책! (아, 오탈자를 3군데 정도 발견하긴 했지만 이 정돈 애교지.) 연신 깔깔 웃으면서 읽었다. 정말 매력 터지는 책이다. 글도 이런데 작가님은 얼마나 매력이 넘치실까. 수진님, 제발 작가님의 프러포즈를 꼭 받아주세요~ ♥


도로 주행 시험에서 속도위반으로 떨어졌다는 이야기, 글자 수를 맞추는 변태적인 강박에 벗어나기 위해 글자 수를 맞추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야기, 퇴사하던 날 꿈꾸던 바와는 다르게 두 손 모아 공손히 ‘죄송합니다’만 하다 나왔다는 이야기… 이야, 정말. 재밌어도 너무 재밌다. 수영장 난쟁이 아저씨는 잘 지내실까? 지금쯤 수진님은 프러포즈를 받아주셨을까? 


작가님의 다음 책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다음 책이 나오는 시간 동안 작가님에게 다채롭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맛깔난 글로 어떻게 재탄생 될지 기대된다.

이 책, 무조건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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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김성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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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캠페인의 메시지는 첫 해부터 지금까지 동일하다. 열여덟에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자립준비청년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동정과 편견으로 보지 말고 ‘보통의 청춘’으로 봐 달라는 메시지였다.” / 108p

'자립준비청년'이란 아동복지시설(보육원, 그룹홈, 가정위탁)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퇴소하여 홀로 살아가는 이들을 말한다. (얼마전까지 '보호종료아동', '시설퇴소아동'으로 불렸다.) 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자립해서 어른으로 살아야 한다. 매년 약 2,400명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어른이 되어 세상으로 나온다고 한다.

아름다운재단에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사업을 확장한 ‘열여덟어른 캠페인’이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캠페이너로 참여하여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내고, 세상에 그들의 존재를 알리는 프로젝트다. 자립준비청년이 건강하게 자립해 진정한 어른이 되어갈 수 있게하는 희망과 연대의 여정인 것이다. 1%나눔팀 김성식 팀장이 이 캠페인을 기획,진행하며 이끌었고, 자립준비청년의 이야기를 담아 이 책을 저술했다.

1부에선 자립준비청년의 삶을 보여주고, 2부에선 자립준비청년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을 고찰한다.

먼저, 자립준비청년의 생애 첫 기억부터 시설에서의 경험, 학교 생활, 진로 선택의 순간, 퇴소 후 본격적으로 자립을 해 가는 과정 등을 진솔하게 나눈다. 이들의 삶은 편견과 교묘한 친절 속에서 상처로 얼룩진 삶이다. 성장과정에서 자유를 경험한 적이 없어 퇴소 후 자립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꿈을 찾지 못한 채 생계형 취업으로 내몰려 일에서 보람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을 ‘보통의 청춘’으로 봐달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듯이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그러니 부정적인 기의와 편견을 거두고 각자의 이름과 이야기를 가진 ‘한 명 한 명’이라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이들에게 ‘실패해도 괜찮아’ 위로를 건네달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자립’이라는 것은, 경제적 자립을 포함하여 사회 관계적 자립, 자기 삶을 설계하는 능력,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내면의 힘, 문제가 생겼을 때 헤쳐 나가기 위한 노력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금전적인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자립준비청년들의 건강한 자립은 사회가 함께 숙의해야 할 과제임을 저자는 단단한 어조로 역설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편견 속에 갇혀 있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도무지 감정 정리가 되질 않았다. 나를 둘러싼 견고한 교만과 가식의 벽이 허물어지는 것 같았다.

자립준비청년들을, 열여덟어른들을 ‘보통의 청춘’으로 봐달라는 것... 이 한 문장이 저자가 사회에 던지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또 '안녕'은 우리가 열여덟 어른을 만났을 때(알았을 때)의 인사, 그들이 진정한 어른으로 자립한 후 열여덟살 자신을 비로소 떠나보낼 때 하는 인사가 아닐까.

이 책은, 사회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모든 독자들에게 정말 강력하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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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테리 이글턴 지음, 정영목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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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슬픔이나 절망의 사건들을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때 ‘비극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글턴의 말대로 “아이의 죽음, 광산의 참사, 인간정신의 점진적 붕괴를 슬퍼하는 어떤 특정 문화에 국한” 되지 않은 일상적인 의미라면 그 표현은 옳다. 그러나 이글턴이 추적하는 “비극은 죽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은, 고대 그리스에서 정치적 제도로서 시작한 예술적 의미의 ‘비극’에 한정된다.


비극 종말론의 대표자인 조지 스타이너는 “진정으로 비극적인 정신은 근대적인 것의 탄생과 더불어 소멸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스타이너 『비극의 죽음 The Death of Tragedy』). 전통적으로 비극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운명이나 섭리를 수반하고 그 굴레에서 신의 현존을 요구한다. 귀족(영웅)을 주인공으로 하여 “신비와 신화와 형이상학적인 것으로 방향을” 돌린다. 영웅의 몰락은 관객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며 더 극적인 카타르시스(정화)를 제공한다. (마치 기독교에서 죄인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하는 것처럼). 비극은 엘리트주의적이고 귀족적이고 영적이고 절대적이고 보편적이고 운명의 문제다. 따라서 비극은 세속적이고 계몽적이며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대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스타이너에게 ‘근대 비극’이라는 용어는 모순이다.

또한 그에 따르면 비극의 소멸은 그 시기를 깊숙히 형성해 온 두 이데올로기-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에 의해서이다. 비극은 주인공의 파멸로 끝나는 반면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는 모두 구원과 희망을 말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죽음이 완전한 파멸이 아니며 그 너머에 구원이 있다고 말한다. 천국이 있는 주인공은 더이상 비극적이지 않다. 마르크스주의 또한 자본주의 너머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희망이 있는 한 파멸의 비극은 존재할 수 없다. 

여기에 이글턴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기독교 신앙이 비극 너머의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 약속을 제시하지만, 그것은 죽음과 자기를 버리는 과정을 통과해야만 한다. 십자가에서의 죽음은 부활로 귀결되지만 부활이 죽음자체를 없었던 일이 되게 하지는 않는다. 계급사회의 불합리와 공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변증법적 이론가 마르크스에게 갈등을 헤치고 나가는 것은 복구 불가능한 상실을 포함한다.”


비극은 죽었는가?” 이글턴은 말한다. 비극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고. 비극은 근대에서 죽은 아니라 오히려 변형된 모습으로, 새로 연장된 생명으로 살아있다고. 우리는 이제 영웅(귀족) 아닌 보통의 사람(평민)에게서, 예술 형식의 하나가 아닌 생활방식의 하나로서, 무대가 아닌 일상에서 비극을 조우한다. 참담한 현실에 고통 받고 죽음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는 인간이 바로 비극의 주인공이다. 예술적 의미로 굳이 치환되지 못해도, 동정과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지 못해도, 비극은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어느 누구나 겪고 있기에 공공의 감수성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위로할 있다. 아래에서 흘리는 눈물도 높은 데서 흘리는 눈물만큼 비극적이다. 비극은 바로 이곳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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