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요정의 숲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해랑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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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에서 초등학생, 청소년 책들 신간을 살펴보다 보면 익숙한 작가이름이 종종 보인다.


'히로시마 레이코' 



출간될 때마다 어린이 도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국내 누적 190만부 돌파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이 외에도 '십 년 가게',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트러블 여행사' 등 많은 어린이 판타지 소설을 쓴 작가이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재미있게 읽다보니, 신간으로 나온 책의 작가 이름이 '히로시마 레이코'면 일단 관심이 가고 찾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영화에 믿고 보는 감독이 있듯이, 아이들 책의 믿고 보는 작가라고나 할까. 



이번에 읽은 <물 요정의 숲>도 그렇게 시작하였다. 


'어?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의 신작인가?' 


보자마자 그렇게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가 처음 펴낸 동화라고 한다.


무려 16년 만에 국내에 출간된 것. 


주니어 판타지 소설상 대상을 받은 이 작품은 매혹적인 숲에서 펼쳐지는 물 요정과 소년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 동화이다.



지금까지 읽어온 작가의 소설들은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주어 놀라움을 주었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책을 한 번 읽으면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첫 작품이라면 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글을 썼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궁금해져 바로 찾아 읽어보았다.  

뛰어난 문장력, 탄탄한 세계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를 단번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 주니어 판타지 소설상 대상 심사평

표지에서부터 신비로운 숲의 반짝이는 물이 있고, 그 앞에 물요정의 실루엣이 보인다. 

이 책의 첫 느낌은 '신비롭다', '매혹적이다' 

보름달까지 있어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그 안에는 스펙터클한 모험도 있었고, 추악한 욕심도 있었고, 우정과 신뢰가 있었다.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의 소설들은 모두 소재와 내용이 달라도 전체적으로는 권선징악, 착한 사람이 결국 잘 되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결말을 보이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생각하는데 이번 책도 그런 부분은 같았다. 

이야기의 가장 처음 '나나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인물은 누구일까 궁금증으로 보다보면 그가 물요정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물에서는 자유롭지만 땅에서는 행동이 불편한 몸을 가진 물요정. 

일생의 대부분을 물에서 사는 그는 왜 땅으로 나왔을까. 

불안하게 주위를 살피며 드디어 물로 들어가려던 '나나이'는 그물에 잡히고 만다. 

또 다른 중심인물.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소년 '타키'.

비싼 염료의 재료가 되는 렌바르의 알을 팔아 생활하는 '렌바터'이다. 

하지만 사냥을 하고, 새끼가 있는 알을 훔치는 사람은 아니다. 

렌바르는 무서운 새이기 때문에 새끼가 있는 알을 훔치면 어디라도 쫓아온다. 

그래서 '타키'같은 렌바터는 렌바르가 둥지를 비웠을 때 방문해 이미 새끼가 깨어난 빈 껍데기 알을 수집해 간다. 

여느 때와 같이 렌바르의 알을 찾아 다니던 타키는 이 날 따라 알을 많이 구하지 못했고, 평소에는 가지 않던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물요정과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사람의 탐욕을 그대로 보여줘서 안타까웠던 부분이었다.

물요정의 체액이 만병통치약으로 비싸게 팔린다하여, '나나이'를 산 채로 잡아 피를 뽑고 있다. 

심지어 산 채로 잡아가 앞으로도 체액을 뽑겠다는 사람들. 

'타키'는 자신이 잘 아는 숲의 지식을 이용해 '나나이'를 구해준다. 그리고 비늘이 마르지 않도록 물로 데려가 준다. 

기절해 있다가 깨어나 자신을 구해준 '타키'를 바라보는 장면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처음에는 경계하지만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타키'를 믿게되는 '나나이'

그는 아직 어린 물요정으로 초승달이 뜨기 전 '달의 호수'로 가서 탈피 의식을 거쳐야 성인 물요정이 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 

결국 '타키'는 '나나이'가 달의 호수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하지만 '나나이'를 노리는 건 체액을 뽑으려는 인간들만이 아니다.

검은 호수의 주인이 '나나이'를 애타게 찾고 있었고, 잡기 위해 인간 노예 '시마'를 보낸다. 

결국 나나이와 타키는 시마의 추격으로 위험해지고 잡히게 된다. 

나나이를 검은 호수의 주인 '우라'에게 바치려고 하지만 이상하게 나쁜 사람 처럼 보이지는 않는 시마.

알고 보면 시마 또한 사연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끝까지 나나이와 타키를 위험에 빠트리는 악역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는 없는 사람으로 입체적인 인물이다. 

금지된 숲에서 운명처럼 만난 물 요정과 소년의 우정, 시마에게 잡히지 않고 기한 안에 달의 호수로 가야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그들의 필사적인 모험이 어우러져 이야기가 더욱 탄탄해진다. 

여기에 검은 호수의 주인 우라의 정체까지 어느 정도 반전이고 충격적이었다.   

이야기 전개가 탄탄하면서도 빠르게 흘러가니 책을 읽기 시작하자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사실 표지 느낌으로는 잔잔한 이야기로 흘러갈거같아 살짝 지루하면 어쩌나 했는데, 소년과 물요정의 모험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여 이야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결국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올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승리한다는 결말로 권선징악의 주제를 보여준다.

그리고 환경 문제를 판타지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교훈을 전달한다. 

소년이 주인공으로 어린 물 요정과 펼치는 모험담이라 책을 읽는 어린이 청소년 독자도 공감이 잘 되고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또한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상상력과 감수성을 충전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해랑 작가의 유려하고 감각적인 그림이 어우러져 물 요정과 소년의 아름다운 우정과 흥미진진한 모험이 더욱 생생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던 것 같다.

책을 읽고나니 꼭 신비로운 숲을 탐험하는 꿈을 꾼 느낌도 들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고 재미있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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