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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 -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백승권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0월
평점 :
요즘 육아서나 자녀 교육서는 잘 읽지 않는 편이었다.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내 아이를 제대로 보는 것이 먼저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육아서의 내용은 내 아이와 잘 맞지 않거나, 특정 경험만을 가지고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적기도 하여 별로 공감이 되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의 책은 읽으면 확실히 도움이 되어 종종 찾게 되는데, 예로 육아서는 오은영 박사님 책은 계속 보려고 한다.
사실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내 책 서평단은 잘 안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말 잘 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
앞에 마침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이 붙어서 이건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거기다가 초등 3학년 아들의 말하고, 글쓰는 것이 계속 고민이었는데 마침 딱 그것이 주제이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저자인 백승권님.
tvN 유퀴즈에 '문서의 신'으로 출연하셨다는 분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2005년 청와대 보고서 매뉴얼을 만든 장본인.
현재는 커뮤니케이션컨설팅앤클리닉(CCC) 대표이자 비즈니스 글쓰기 전문강사이다.
글쓰기의 달인, 거기다가 글쓰기 교육과 강연을 몇년을 계속 하고 계시니 말하기에도 달인.
이런 분의 책이라면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내 아이에게 줄 단 하나의 인생 마스터키
말하기, 글쓰기, 읽기
내가 요즘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말하고, 그것을 글로도 잘 표현해 내는 것이다.
아들은 말을 잘 정리해서 길게 하는 것은 아직 서투르다.
아직 어려서, 경험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에서는 왜 말하기, 글쓰기가 중요한지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 잘 읽는 아이,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를 각각 한 파트로 하여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책읽기 이야기를 하면서 차례를 보면 전체적인 흐름과 중요한 내용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책도 딱 그래서 재미있었다.
차례를 보면 어떤 내용이 나올지, 전체 구성이 보이고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보아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사실 좀 딱딱하게 설명하는 책이라 지루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중간중간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 하는 인물들.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피터 드러커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있어 흥미로웠다.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의 사례가 나오니 더욱 몰입하게 되고, 글에서의 이야기에 수긍이 되었다.
그리고 저자와 딸들의 경험담이 들어가 있어 재미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흔히 있을 수 있는 경험담들이라 소소한듯 하면서 공감이 되어 좋았다.
저자는 인생의 곁쇠, 즉 마스터키를 읽기, 말하기, 글쓰기라고 했다.
상대의 말과 글을 잘 이해하고 말과 글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 공감과 동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인생의 마스터키'라는 것이다.
왜 우리가 읽기, 말하기, 글쓰기에 주목해야하는지 알려준 것이다.
그렇게 읽기를 시작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이 이어진다.

독서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독서의 역발상'이 가장 인상깊었다.
우리는 항상 '책을 많이 읽어야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기를 바라고, 나 자신도 책을 더 읽어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처럼 느꼈다.
하지만 '독서의 역발상'에서는 다독, 완독, 순차독에서 벗어나라고 한다.
전부 내가 고정관념으로 갖고 있던 것들이다.
책을 많이 읽어도 그 책에 담긴 내용을 하나라도 내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다독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읽은 내용을 내가 경험한 현실과 자꾸 비교해 보는 것이다. 책이 말하고 있는 지식과 주장을 현실에 통과시켜 바라봐야 한다. 그러고보니 내 경험으로도 그런 책이 더 잘 읽히기도 하고 기억에도 잘 남는다.
그냥 글자만 읽어서는 남지 않는다.
또한 어떤 책은 모든 마음과 힘을 기울여 읽어야 하지만, 또 어떤 책은 띄엄띄엄 읽어도 된다는 것.
완독에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역발상을 하자 책읽기가 도리어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면 이야기가 마무리된 후 한 쪽에 정리를 잘 해 주었다.
역시 글쓰기의 달인답게 정리를 너무 잘 해 놓아 나중에 급할 때는 이 부분만 찾아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걸음 더로 독서 목록 만들기나 슬로리딩, 이야기 바꾸기 등의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왜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써야하는지 목적에 대해서만 적었다면 한 번 읽고 말았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방법을 구체화해서 정리해 놓으니 한 번만 볼 책이 아니고 계속 보면서 따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독서는 진학, 취업 공부가 해줄 수 없는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공부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진학이 우선이 되고, 책 읽기는 교양과목 처럼 필수 공부를 방해하지 않는 정도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바꿔주었다.
말해 대해서도 어떤 사람이 말을 잘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인 대화 사례까지 들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는 두괄식으로 부모는 미괄식으로 말을 하라든지,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상대가 듣고 싶은 말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글을 쓸 때는 아이의 맞춤법을 지적하기 보다는 칭찬을 해야한다.
그동안 아이 일기 보면서 맞춤법 많이 알려주고 칭찬은 조금 했는데, 이제는 그 내용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줘야겠다 생각했다.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쓰고, 화자를 바꾸며 글쓰기.
무엇보다 그림이 그려지도록 구체적인 글쓰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간단한 사실도 어떻게 적느냐에 따라 긴 문장, 그리고 글이 될 수 있다.
그것도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 주니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단순한 사실도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긴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스티브 잡스 축사를 통해 말하기와 글쓰기를 배운다.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인생의 연결점, 사랑과 상실, 죽음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로 자기 인생을 나누고 거기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와 메시지를 범주화한 내용인데 이 내용을 부분부분 나누어 분석한 내용이 좋았다. 글로 읽고 나니 실제 스티브 잡스 축사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모두 읽고 확실히 문서의 신, 글쓰기의 달인답게 책이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쓰신건지, 그 목적을 위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말하기 글쓰기에 대한 책인데, 이 책 자체가 그런 좋은 예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재미있으면서도 아이의 독서, 말하기, 글쓰기 지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닥을 잡게 해준 것 같다.
책에서 나온 구체적인 방법들도 어떻게 직접 적용할지 준비해서 아이와 함께 해봐야겠다.
현재 초등 아이의 독서, 말하기, 글쓰기가 고민인 부모님들, 또한 본인도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